'꽃범호' 이범호(38·KIA 타이거즈)가 19년간 정들었던 프로야구에 작별을 고했다.
이범호는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친정'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홈경기에서 은퇴 경기를 치렀다.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범호는 2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뒤 4회에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어 0-7로 끌려가다가 3점을 만회한 5회 2사 만루의 극적인 순간에 이범호는 타석에 등장했다.
KBO리그 역대 통산 최다 만루홈런(17개) 기록을 보유한 '만루 사나이' 이범호가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자 2만500석을 가득 메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범호는 한화 선발 워익 서폴드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그냥 보낸 뒤 2구째를 크게 헛쳤다.
이어 볼 1개를 고른 뒤 4구째를 힘차게 잡아당겼다.
그러나 타구는 힘없이 날아가 좌익수 양성우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이범호의 프로 마지막 타격이었다.
이범호는 자신의 등 번호 25번을 물려준 박찬호에게 6회 초 3루 수비를 내준 뒤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범호는 통산 2천1경기에 출전해 6천370타수 1천727안타, 타율 0.271, 329홈런, 1천127타점, 볼넷 863개를 남기고 현역을 마감했다.
전 선수단이 '이범호'와 '2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필승의 각오로 나섰지만, KIA는 한화에 5-10으로 대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