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유승준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이라는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나온 뒤 그의 입국을 두고 여전히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유승준이 당장 입국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그에 대한 반감과 '입국 우려'는 며칠째 온라인 곳곳을 달구고 있다.
대법원 판결 당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스티브 유(유승준) 입국 금지 다시 해주세요'란 청원글은 이틀만인 13일 낮 12시 기준 13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나라와 국민 전체를 배신한 가수 유승준의 입국허가를 반대합니다' '유승준 입국허가를 막아주세요' '스티븐유 입국거부 청원합니다' 등 비슷한 내용의 청원 글들도 각각 1만~2만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 17년간 '병역 기피 아이콘'이 됐지만, 한때 누렸던 지난날 영광을 잊지 못하는 걸까. 비난 세례에도 유승준은 지속해서 한국 땅을 밟고 싶어 했다.
대법원판결 이후 법률대리인은 유승준과 가족이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을 전하며 "앞으로 사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만약 대법원판결 취지대로 행정소송에서 승소가 확정되고, 주 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에서 비자 심사를 통과하면 유승준은 다시 한국에 들어올 수 있다. 입국한다면 본인 의지에 따라 음반 발매나 콘서트 등의 활동도 가능해 진다.
국민 정서에 민감한 방송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그를 출연시킬지 미지수지만 시청률 경쟁 면에서 생각해보면 출연 가능성이 아예 없지도 않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화제성 높은 인물에 섭외가 쏠린다는 점에서 "결국엔 어느 프로그램이라도 출연시킬 가능성은 있다"고 추측했다.
문제는 그가 난관을 뚫더라도 싸늘한 국민감정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유승준을 미국명 '스티브 유'라 칭하라는 댓글과 입국 반대 목소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연합뉴스를 통해 "법치주의 국가이니 입국이 허용돼 복귀하는 개인의 시도를 막을 수 없다"며 "법 문제보다 대중이 받아들이느냐 하는 부분이 남았다. 어느 방송이든 출연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대중도 안 받아들일 자유가 있다. 요즘은 국민청원 등 그런 시도를 막을 여러 방법이 있는데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것 또한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자 간 자유로운 선택을 존중할 필요가 있지만, 감정적으로 불편한 지점이 많다"며 "군대에 다녀온 사람, 자녀를 군대 보낸 부모 입장에선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