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지성 호우가 집중되는 7∼8월에 자동차 침수사고의 약 60%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12일 최근 5여년간(2014년 1월∼2019년 5월) 삼성화재에 접수된 자동차 침수사고 6천844건을 분석한 결과 4천72건(59.5%)이 7∼8월에 발생했다.
침수사고 피해액은 568억원으로, 연평균 100억원을 넘었다. 대당 피해액은 830만원이다. 일반 교통사고의 대당 수리비(120만원)와 비교해 6.9배 수준이다.
국지성 호우가 대형 침수사고의 주요 원인이었다. 경기도 고양·김포시에선 지난해 8월 28∼29일 일평균 강수량이 100㎜를 넘었고, 이때 228건의 침수피해(32억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경기도 차량 침수사고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운행 중 침수사고는 엔진 흡입구를 통한 빗물 유입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차량마다 다른 엔진 흡입구 높이가 침수피해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엔진 흡입구 높이는 모델에 따라 55∼80㎝로 측정됐다. 엔진 흡입구가 낮으면 같은 침수 도로를 운행해도 빗물의 유입 위험이 커 침수피해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침수사고의 85.3%, 피해액의 92.3%는 흡입구가 낮은 승용차가 차지했다. 또 침수 차량의 19.2%는 외제차였고, 외제차의 건당 피해액은 2천68만원으로 국산차(540만원)의 3.8배였다.
이는 외제차의 흡입구가 국산차보다 낮은 것과 관련이 깊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연구소가 측정한 국산차 4종의 흡입구 높이는 말리부 57.0㎝, K5 74.5㎝, 쏘나타 79.0㎝, 그랜저 80.0㎝인데 비해, 외제차 4종은 BMW5 55.0㎝, BMW7 61.0㎝, 아우디 A4 68.0㎝, 벤츠 C200 72.0㎝였다.
연구소의 이성렬 수석연구원은 "차량 강제 견인 및 침수도로 차량 진입을 통제할 수 있는 법이나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침수사고 예방법과 자동차보험 보상 기준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 침수구간은 가능한 우회하되, 범퍼까지 물이 차오른 구간을 통과할 경우 저속으로(수동 차량은 1∼2단 기어 변환) 한 번에 지나가야 함. 차량을 세우거나 기어를 바꾸면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음.
▲ 침수구간 통과 후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 라이닝의 습기를 제거해야 브레이크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
▲ 침수사고 발생 시 시동을 켜는 것은 금물. 침수구간 운행 시 차량이 멈췄거나 이미 침수돼 있을 때는 시동을 걸거나 차량 내 다른 기기 등을 조작하지 말고 곧바로 견인·정비해야 함.
▲ 태풍·홍수 등으로 침수 발생 시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돼 있으면 보상받을 수 있음. 자동차 이외 물품은 보상 제외. 자동차 창문이나 선루프 등을 개방한 곳으로 빗물이 들어간 경우도 보상하지 않음.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