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땅콩, 아이들 반드시 먹어야" <美 워싱턴대>

입력 2019-07-12 16:01
수정 2019-07-12 16:16


영양실조 아동의 성장과 발육에 바나나와 병아리콩, 땅콩이 풍부한 식단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영양실조에 빠진 12~18개월 사이 방글라데시 아동 68명과 일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들 식품이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촉진해 뼈나 뇌, 신체 발육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영양실조 아동의 장내 미생물군이 불완전하거나 미성숙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딘 것으로 보고, 건강한 또래 아동의 체내 미생물을 분석해 이에 특화된 식품을 찾았다.

가장 두드러진 효과가 나타난 것은 바나나와 콩, 땅콩을 섞은 음식으로, 이를 섭취한 아동에게서는 뼈와 뇌 발달뿐만 아니라 면역력 향상 효과도 나타났다.

이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제프리 고든 워싱턴대 교수는 "(바나나와 땅콩 등으로 이뤄진) 배합이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서 장내 미생물을 가장 잘 회복시켰다"고 말했다.

쌀이나 렌틸콩을 주재료로 삼은 쪽에서는 효과가 작거나 오히려 미생물에 손상을 입히기도 했다.

연구진은 특정 식품이 더 좋은 효과를 내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나나와 땅콩 등이 아동의 키와 몸무게에도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고든 교수는 "장내 미생물은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아동이 성장한 후에도 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작동 원리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글라데시 외의 국가에서는 또 다른 식품이 바나나와 콩 등과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 가운데 1억5천만명이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