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를 세계유산 등재 추진" 정부·지자체 손 잡았다

입력 2019-07-11 20:16


비무장지대(DMZ) 세계유산 남북 공동등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손을 잡았다.

문화재청은 경기도, 강원도와 11일 오후 2시 중구 한국의집에서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남북 공동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이번 협약은 DMZ를 남북 화해와 평화 상징으로 변화시키고, 세계유산 등재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식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고통과 죽음과 비극의 땅인 DMZ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평화와 희망과 인권의 땅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DMZ 세계유산 남북 공동등재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한반도에 평화 기류가 흐를 때 힘을 합쳐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남북협의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남측 대표기관으로서 대북 협의를 주관하고, DMZ 세계유산 남북 공동등재 실무협의체를 구성한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북측 참여와 성과 도출을 위해 협력한다.

등재 추진 과정에서는 문화재청이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찾기 위한 학술연구를 주관하고, 관련 법령과 제도를 정비하며, 잠정목록 등재에 이은 신청을 주도한다.

이에 맞춰 경기도와 강원도는 DMZ 문헌·실태 조사를 하고, 학술연구를 지원하며, 등재 신청서를 작성한다.

문화재청은 우선 이달 안에 실무협의체를 꾸려 첫 회의를 열고, 세 기관은 연말까지 DMZ와 접경 지역 문화재를 조사한다.

아울러 문화재청이 지난 3월 출범한 남북문화유산 정책포럼을 지자체가 공동 개최해 DMZ 문화재의 종합적 보존관리 방안을 만들고, 관련 특별법 제정과 국제 심포지엄 개최에도 협력한다.

세계유산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 두 유산 성격을 모두 갖춘 복합유산으로 분류된다. 한반도 허리를 약 4㎞ 폭으로 가르는 DMZ는 우리나라 첫 복합유산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DMZ는 한국전쟁 이후 인간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멸종위기종 100여 종이 살고, 생태계가 잘 보존됐다는 점에서 자연유산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궁예가 10세기 초반 강원도 철원에 세운 계획도시인 태봉국 철원성과 한국전쟁 상흔이 남은 전쟁유산이 있어 문화유산 등재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방부, 통일부 등 유관 부처와도 협의해 비무장지대 남북 공동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DMZ를 세계유산 등재 추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