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이란 긴장에도 수요 둔화 우려 WTI 0.3% 상승

입력 2019-07-09 08:10
뉴욕 유가는 이란 긴장 고조에도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하면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5달러(0.3%) 상승한 57.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참가자들은 핵 위협 등 이란을 둘러싼 정세와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 등을 주시했다.

이란과 미국의 팽팽한 긴장이 이어지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탈퇴에 대응해 핵 합의 이행을 축소하는 2단계 조처로 우라늄 농축 농도를 4.5% 이상으로 높였다고 확인했다.

그는 "20%까지 우라늄을 농축하는 일은 아직 필요하지 않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위협했다.

이란이 핵 개발 재개 위협 강도를 높여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최근 핵 프로그램 확대는 추가적인 고립과 제재들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군사 충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전망 확대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결정에도 수요 둔화 우려 등 하락 압력에도 꾸준히 노출돼 있다.

주요국의 경제 지표가 잇달아 부진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주요 산유국 감산에도 원유 수요 증가 속도가 공급 확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골드만삭스는 최소한 오는 2020년까지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가 규모가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은 이에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감산 연장에도 유가의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 OPEC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이 내놓을 원유 수요 전망에 따라 유가가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 기관의 원유 수요 전망이 대폭 하향되지 않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원유 수요 전망은 약해질 것"이라며 "미국과 다른 지역의 제조업 지표들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