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일본 주주가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 34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 경제의 주축인 전자와 자동차 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여서 최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횡포'를 계기로 일본 자본에 대한 견제 방안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9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국내 2천여개 상장사의 올 1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분율 5% 이상의 일본 대주주가 있는 기업은 모두 34곳(코스피 16개·코스닥 18개)이었다.
또 이들 기업의 일본 주주 보유 지분 가치는 약 1조8천200억원(7월 3일 종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인 지난 2016년 조사 때(43개·2조2천700억원)보다는 기업 수와 주식 가치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이 가운데 50% 이상의 '과반 지분율'을 확보한 일본 주주가 있는 상장사가 5개였고, ▲ 20% 이상·50% 미만 7개 ▲ 10% 이상·20% 미만 13개 ▲ 10% 미만 9개 등으로 나타났다.
지분 가치가 가장 큰 곳은 KT 지분을 5.46% 보유한 일본 최대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로, 총 4천13억원이었다.
또 반도체 공정용 고순도 흑연제품 전문 생산업체인 티씨케이[064760]의 최대 주주인 도카이카본(3천58억원·지분율 44.4%), 핀테크 업체인 SBI핀테크솔루션즈의 최대 주주인 SBI홀딩스(2천857억원·지분율 72.4%)가 뒤를 이었다.
특히 총 34곳 가운데 새론오토모티브, 기신정기, SBI핀테크솔루션즈, 에스텍, 티씨케이, 모아텍, 에스씨디, 삼아알미늄, 코리아에스이, 유니슨, 대동전자 등 11곳은 일본 주주가 최대 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부품과 전자제품 부품 관련 업체가 비교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부품 업체로는 새론오토모티브와 에스엘 등이, 전자 부품 업체로는 모아텔과 마이크로컨텍솔 등이 각각 일본 주주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명단에 포함됐다. 반도체 관련 업체 가운데서는 도쿄일렉트론이 13.8%의 지분을 보유한 하나마이크론이 대표적이었다.
이와 함께 비상장사 가운데 일본계 주주가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자동차 부품 업체로는 ㈜경신, 덴소코리아, 고요지코코리아 등이 있었고, 전자 부품 업체로는 히로세코리아, 한국경남태양유전, 한국태양유전 등이 포함됐다.
오일선 소장은 "한일 양국 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기술과 자본, 인력 등을 상호 보완하면서 시너지를 낸다"면서 "특히 전자와 자동차 분야는 많은 부품과 소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상호 연관성이 높고, 결국 어느 한쪽이 특정 부품과 소재를 무기로 삼을 경우 결국 두 나라의 해당 산업이 마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 전체에도 먹구름을 드리우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