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디즈니 만화영화 '인어공주'의 실사영화 주인공 아리엘 역에 흑인 가수이자 배우인 핼리 베일리(19)가 캐스팅됐다고 CBS 방송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일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꿈은 이루어진다"며 만화영화 속 '아리엘'의 사진을 올렸다. 이번에 제작될 영화는 그의 데뷔작이다.
인종 문제에 민감한 미국 사회에서 베일리의 캐스팅은 백인 공주 역할에 흑인 배우를 캐스팅한 이례적인 사례라고 CBS는 전했다.
디즈니는 작년 자사 애니메이션인 '주먹왕 랄프2: 인터넷 속으로'(Ralph Breaks the Internet)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화이트 워싱'(whitewashing) 논란에 휘말렸다. 이 때문에 개봉을 한 달 앞두고 부랴부랴 등장인물을 다시 그리는 소동이 빚어졌다.
화이트 워싱은 백인이 아닌 역할에도 무조건 백인을 캐스팅하는 것을 뜻한다.
당시 일부 팬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공주와 개구리'의 흑인 공주인 티아나가 '주먹왕 랄프2'에서 지나치게 백인처럼 표현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반대로 디즈니는 1997년 실사영화인 '신데렐라'에서 주인공 역을 흑인 가수 브랜디에 맡긴 적도 있다.
이번에 인어공주 역을 맡은 베일리는 언니인 클로이와 함께 R&B 듀오인 '클로이 앤 핼리'(CHLOE X HALLE)로 명성을 얻었다.
이 그룹은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뉴 아티스트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드라마 '블랙키시'(Black-ish)와 이 작품의 스핀오프 작품인 '그로운-이시'(Grown-ish)에 출연했다.
비욘세의 '포메이션 월드 투어'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다른 디즈니 영화 '시간의 주름'(A Wrinkle in Time)의 사운드 트랙을 부르기도 했다.
롭 마샬 감독은 자료를 내 "여러 방면에서 주인공을 물색한 결과 핼리가 영예로운 목소리 외에도 정신, 열정, 순수함, 젊음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 제작하는 인어공주 실사판 영화에서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 배우 아콰피나(본명 노라 럼)가 인어공주의 친구인 스커틀 역을 맡았다.
유명 코미디 배우 멜리사 매카시가 악역인 우슬라 역을, 제이컵 트렘블레이가 플라운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이번 영화에선 1989년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된 기존 음악과 더불어 당시 음악 감독이었던 앨런 멘켄 등이 새롭게 만든 음악이 쓰인다.
영화는 2020년에 개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