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학대 논란의 중심에 있던 부산 구포 가축시장(개 시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부산시는 내달 1일 오후 2시 북구 구포동 도시농업지원센터에서 상인, 동물보호단체 등과 구포 가축시장 폐업을 위한 협약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협약 이후부터 상인들은 살아있는 동물을 도축하거나 전시하지 않는다.
또 10일 이내 영업을 정리하는 등 내달 11일 최종 폐업하게 된다.
협약식 이후에는 구포 가축시장 현장에서는 구조된 동물을 동물보호소에 보내는 환송식이 열린다.
앞서 지난 5월 30일 부산 북구도 구포가축시장 상인회는 시장 내 점포 19곳을 폐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구포 가축시장은 부산 최대 규모로 6·25전쟁 이후 형성되기 시작해 한때 60여곳이 성업했다.
1∼2인 가구 증가와 저출산 고령화, 반려동물 문화 형성 등 사회적 여건 변화로 쇠락하기 시작해 현재 영업 중인 업소 수는 19곳으로 줄었다.
매년 7월마다 주말이면 동물보호단체 등이 시위를 벌여 상인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개 시장이 사라진 자리는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에 맞게 동물을 위한 친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북구는 구포 가축시장 전체부지 3천724㎡중 공공용지부지 3곳(1천672㎡)은 주민 문화광장, 반려견 놀이터, 반려동물복지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구 관계자는 "개 시장 부지를 반려문화에 걸맞은 장소로 조성하기 위해 시와 협의 중이다"며 "개 시장이 미래 세대에게도 기억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공 부지 활용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관계자는 "성남 모란시장과 서울 경동시장의 경우 도살시설이 폐쇄됐지만, 지육 판매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구포 가축시장 경우 모든 상인이 업종 전환에 동참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