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부녀 익사 사진 '충격'...트럼프 "나는 그게 싫다"

입력 2019-06-27 07:51
수정 2019-06-27 08:5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이민자들이 처한 비극을 단적으로 보여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부녀 익사 사진에 대해 묻자 "나는 그것을 싫어한다"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 순방에 앞서 백악관을 떠나면서 기자들이 그 사진에 대해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민주당이 법을 바꿨다면 그것(죽음)을 즉시 멈출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그 훌륭한 아버지와 그의 딸이 당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가족의 비극을 상징하는 사진이 된 부녀 익사 사건에 대해 시종일관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 사진을 보고 당황했다면서 민주당이 올바른 입법에 협조하지 않는 바람에 그런 죽음을 예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에게 올바른 법이 있었다면 그들(이민자들)은 (미국에) 오려고 하지도,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민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여행에 나서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에서는 이민자 지원 법안이 상·하원에서 각각 통과돼 계류 중이지만 언제 법안이 합쳐져 통과될지 후속 절차는 불투명한 상태다.

엘살바도르 출신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 딸 발레리아는 지난 23일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에 도착한 뒤 리오그란데강을 헤엄쳐 건너려다 변을 당했다.

먼저 딸 발레리아를 안고 강을 건넌 후 딸을 강둑에 앉혀놓고 건너편에 있는 아내를 데리러 다시 헤엄치던 라미레스는 멀어지는 아빠를 본 딸이 다시 강으로 뛰어들자 돌아와 가까스로 딸을 붙들고 자신의 티셔츠 안으로 넣어 고정했지만 거센 물살에 함께 휩쓸려갔다.

부녀의 시신은 이튿날 아침 휩쓸려간 곳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멕시코 마타모로스의 강가에서 발견됐다. 여전히 아빠 목에 팔을 감은 발레리아의 모습이 마지막 순간까지 아빠를 놓치지 않으려 했음을 보여줬다.



미국-멕시코 국경 리오그란데 강에서 익사한 엘살바도르 이민자 부녀의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