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여행을 갈 때 꼭 필요한 게 바로 환전인데요.
웬만하면 공항에서 환전하는 건 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저렴하게 환전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역 환전센터입니다.
달러 기준 환전수수료 우대가 최대 80%로 주거래은행이 아니어도 누구나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장하순 / 서울시 마포구
"확인해보니까 여기(서울역)가 싸다고 해서 오게 됐습니다. 공항에서 안하고 여기서가 제일 싼 것 같아요. 그래서 주로 여기서 하고 있어요."
같은 시각 인천공항 환전소에서 달러를 산다면 서울역 보다 1달러에 최대 44원을 더 내야합니다.
(서울역 은행 지점 1,181.92 / 공항 은행 지점 1,225.2원~1,226.00원)
100달러를 바꾼다고 했을 때 4,400원, 1,000달러면 4만4천원 차이가 납니다.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공항을 간다면 열차를 타기 전후 가격이 큰 차이가 나는 겁니다.
환전 가격은 그날 거래되는 환율 수준에다 각 은행 지점별 수수료가 더해져 결정됩니다.
최대 90%까지 우대를 제공한다고 하면 수수료를 90% 할인해준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같은 은행이어도 공항지점은 매기는 수수료 자체가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할인율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일반영업점 1.75% / 우리 4.06%, 신한 4.15%, 하나 4.20%)
그나마 지난 연말 국무총리실에서 공항 환전수수료를 문제 삼으면서 가격을 낮춘 게 이 정도입니다.
<기자 스탠딩> 정원우 기자
"같은 날에도 어디서 환전하느냐에 따라 환전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그런데 인천공항이 유독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수희 기자가 이어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공항 터미널 두 곳에 자리잡은 환전소는 40개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런 많은 환전소들을 하나와 신한, 우리은행 등 3개 은행이 모두 운영합니다.
제1 터미널의 경우 은행마다 10곳이 넘는 환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셈입니다.
공항 환전소가 사실상 독과점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인천공항공사의 정책 때문입니다.
이용객이 적은 구역까지 패키지로 묶어 팔기 때문에 은행 한 곳이 다수의 환전소를 운영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 2터미널의 환전소 낙찰가는 인천공항이 제시한 금액의 세 배까지 오르며 과열 양상을 보였습니다.
주말과 야간에도 운영을 해야하고 입찰 가격도 올라가면서 결국 비싼 환전수수료가 개선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은행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봤자 입찰 방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패키지로 입찰하는 방식, 최고가 입찰이라든지 이런 입찰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이런 문제가 해결이 됩니다. 최고 요율로 입찰하게 되면 은행이 수익을 낸 것에 대해서 일정부분을 임대료로 내면 되니까.."
최근 은행 앱을 통한 환전이 활성화됐지만 환전소 운영 부담은 여전한 만큼 소비자들의 수수료 부담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결국 공항입점 은행들은 비싼 자릿세와 줄어드는 이용객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그래서 수수료를 올리면 고객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사업권을 포기하기도 어려운 만큼 환전소 운영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기자 스탠딩> 지수희 기자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공사는 입찰 방식의 개선 없이 지금의 방식 그대로를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정원우 기자 bkjung@wowtv.co.kr
지수희 기자 shji602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