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 웃음을 팔려는 '웃음팔이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인 개그맨 이수근이었다.
이수근은 '2019 코미디위크 인 홍대 프리뷰쇼-릴레이 코미디위크(이하 릴레이 코미디위크)'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섰다. '이수근의 웃음팔이 소년'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로 공연 시작 전부터 이미 만석이었고, 보조석까지 금세 관객들로 가득 찼다.
때 이른 캐럴과 함께 '웃음팔이 소년' 이수근이 객석에서 등장했다. 이수근은 준비한 사탕을 관객들에게 나눠주며 "'기생충', '어벤져스', '범죄와의 전쟁' 등 다양한 패러디가 준비돼 있습니다"라며 "여러분들이 선택해주세요, 다양한 웃음 사세요"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패러디한 '관객과의 전쟁'을 선택했다. '관객과의 전쟁'이라는 이름처럼 이날 공연은 관객들과 함께 하는 공연이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자 이수근은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40대 남성을 '막내 조직원'이라며 무대 위로 불렀다. 이수근은 "게임 실력이 곧 서열이 되는 세상"이라며 관객과 함께 3.6.9 게임, 눈치게임 등 여러 게임을 함께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공연에는 윤형빈, 추대엽, 유남석, 이예림, 김그라, 이지수, 박경호 등 후배 개그맨들이 지원군으로 나섰다. 윤형빈은 '범죄와의 전쟁' 속 최민식 역을 맡아 이수근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으며, 추대엽은 그룹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을 패러디한 추태원으로 등장해 음악 개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유남석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를 '소는 누가 잃어 버렸냐? 외양간 다 고쳐놨는데'라고 엉터리로 전달하는 어수룩한 오른팔 역할을 맡아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웃음팔이 소년'은 마지막까지 관객들과 함께 했다. 조직원 모두 노래방을 간 상황극을 통해 끼 많은 관객들이 무대에 올랐다.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를 능숙하게 부르는 초등학생,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성악버전으로 부르는 남자 관객, 수준급 발라드 실력을 자랑한 여성 관객 등 관객들의 유쾌한 무대가 공연장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개그맨을 꿈꾸는 19세 여고생의 무대였다. 그는 2009년 이수근의 코믹 피처링으로 화제가 됐던 은지원의 '160'을 선곡했고, 뛰어난 랩 실력으로 모든 사람들을 감탄하게 했다. 여기에 이수근의 라이브 피처링이 더해지며 공연장에 있는 모두 주체할 수 없는 흥을 만끽할 수 있었다.
관객들의 무대가 끝나고 마이크를 잡은 이수근은 엉터리 중국어 노래를 부르며 끝까지 객석에 웃음을 선물했다. 또 공연이 끝난 후 퇴장하는 관객들과 함께 일일이 사진 촬영을 하며 특별한 추억을 선물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의 표정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수근은 "오랜만에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돼 정말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오히려 내가 신나게 웃고 즐기다 돌아간다. 앞으로도 코미디 무대에서 관객들과 자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릴레이 코미디위크'는 오는 8월 개최되는 '2019 서울 코미디위크 인 홍대'를 미리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이수근의 웃음팔이 소년', '용진호와 아이들', '크리웨이터'가 공연을 마쳤다. 오는 29일에는 육아 힐링 개그 토크쇼 '투맘쇼'와 박준형·정종철 등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장식했던 개그맨들의 '갈프로젝트 with 갈갈이 패밀리'가 서울 홍대 KT&G 상상마당에서 '릴레이 코미디위크'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