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투자] "부동산 신재생 유통 핀테크 진출 유망"

입력 2019-06-21 16:09
"부동산 M&A 활발..계약 법률 검토 필수"
<앵커>

베트남 투가 가이드 시간입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진행하다 보면, 문화와 사회시스템이 달라 법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떤 점들을 주의해야 하는지, 그리고 현지에서 유망한 사업은 어떤게 있는지, 베트남 전문 변호사를 모시고 얘기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유호 K-VINA비즈센터 법률담당 전문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위원님은 하노이에서 미국의 베이커 맥킨지(Baker & McKenzie) 변호사로 활동중인신데요,,,10년간 베트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해 가장 정통한 현지 소식 전해주실 것 같습니다.

<질문1>. 방금 말씀드린대로 베트남 사업을 하다 보면 법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베트남 법은 애매모호하다고 하는데 맞는지요?

<답변>

예 맞습니다. 베트남의 기업법과 투자법 조항 해석이 불명확한 경우도 있구요, 환경법이나 토지법 등 다른 법들과 내용상 상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법을 적용해 처리하는 사안도 담당 공무원이나 관련기관의 유권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 법상 제조업과 같은 일반 업종은, 투자등록증(IRC)은 15일이내, 법인등록증(ERC)은 영업일 3일 이내에 발행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발행까지 훨씬 오래 걸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불법파업 노동자에 대한 처벌 규정도 있고, 정당하게 합의된 토지보상을 거부하고 이주하지 않는 주민에 대한 강제이주 규정과 절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 적용을 하지 않아 사업 수행에 차질을 빚기도 합니다.

<질문2>. 애매모호한 베트남 법 때문인지, 베트남 정부 공무원들과 일을 하다보면 난감한 경우들이 발생한다고 하는데...주로 어떤 문제들이 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답변>

베트남의 고질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법이 발효될 때 하부 규정들이 만들어지지 않아 실무처리에 많은 혼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법에서는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라고 규정하지만 법만으로는 ‘나쁜 짓’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벌을 받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령에서는 “도둑질은 나쁜 짓이고 벌금이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라고 규정합니다.

그런데 얼마짜리를 훔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겠죠. 그래서 아직도 이 법을 적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세칙에서 “50(오십)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물건을 훔친 자는 100(백)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면, 그제서야 이 법을 적용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법이 “나쁜 짓이나 모욕적인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 본 법은 옛날 법을 대신한다”로 개정되었는데, 이 개정법에 대한 시행령과 시행세칙이 없다면, ‘모욕적인 짓’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세부사항이 포함된 하부 규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을 흉보는 것이 모욕적인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흉보는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와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어서 사실상 새로운 법을 적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2015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는 기업법과 투자법의 경우도 이에 대한 하부 규정이나 업무처리 방침이 나중에 발표되어서, 거의 한 달 정도 신규 법인 설립 업무가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이런 예상할 수 있는 혼란을 피하려고 2015년 6월 말에 많은 신규 외투법인 설립신청서가 접수되었는데요, 개정된 법에 대한 하부 규정이 없어서 처리를 못 하고 있는 일부 공무원이, 미처리 건수를 줄이려고, 하부 규정이 나올 때까지 신청서를 회수해 달라고 부탁하는 웃지 못할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시점을 고려해서 좀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법인설립과 각종 허가서 취득 업무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담당 공무원이 관련 법규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수년 동안이나 이미 효력을 상실한 법규를 적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도 있어서, 사건처리 수행 도중에 변호사가 담당 공무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조항의 법적 해석과 실무 적용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 수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과 법조인들은 한 목소리로 이 문제점을 지적했구요, 최근 개정된 법령들을 보면 이전의 애매모호한 규정들이 구체적으로 수정되었습니다.

반면 법 적용도 엄격해지는 추세이니 만큼, 반드시 적법한 절차를 통해 진출하고 사업을 해야 합니다.

<질문3>. 현지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베트남 사회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느끼고 계실텐데요... 한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분야, 그리고 앞으로 새로 사업진출 및 투자를 준비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야가 유망하다고 보십니까?

<답변>

현장에서 업무를 하면서 피부로 느낀 선호 분야는, 2007년에서 2012년까지는 봉제, 섬유와 건설 분야에 대한 한국 투자자의 진출이 활발했습니다.

그러다가 2012년 무렵부터는 전기/전자 부품 제조 분야의 진출이 증가한 것 같습니다.

최근 미-중간의 무역 갈등으로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사실 그 전부터 중국의 급격한 임금상승과 외국 투자자 관련 법규 강화로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봉제업을 이전하는 기업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WTO, FTA, CPTPP, 그리고 동남아 국가 연합인 아세안ASEAN의 회원국으로서의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아서, 베트남 자체도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베트남에 우선 진출한 후, 베트남 회사로, 다시 다른 아세안 회원 국가로 진출하려는 분들도 베트남으로 많이 오십니다.

최근에는 부동산 분야의 M&A가 활발하구요, 에너지 ? 특히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많은 외국 투자자들이 베트남으로 진출하고 있는데, 한국 투자자 분들은 너무 조심하느라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중국 제조기업이 베트남으로 많이 진출하면서 삼성 1,2차 협력사들을 위협하고 있고, 에너지와 인프라 건설 분야도 가격 경쟁면에서 중국 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습니다.

또 금융과 핀테크, 유통과 전자상거래 분야의 진출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제조 공장 개념의 베트남이 이제는 소비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문4>. 여러 업종 및 투자 분야 중 부동산 분야는 특히 투자 금액 규모도 크고 법적으로 따져볼 일도 많을 것 같은데....특히 유념해야 되는 내용은 어떤게 있을까요?

<답변>

개인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의 토지는 어느 누구도 예외 없이 국가의 소유입니다.

이를 잘 모르는 한국인들이 토지“사용권”을 가진 사람을 땅 주인으로 부르고,

토지사용권의 명의를 변경하는 것을 “땅을 산다”라고 표현하면서, 소유권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현 부동산 사업법 상 이미 완공된 건물을 매수해 임대업을 하는 것은 외국인에게 허용된 사업 방법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미 완공된 건물에 대한 임대 사업은, 건물의 건설 사업에 참여한 후에 그 건물을 임대하거나,

건물 전체를 임대한 후 재임대하는 방식,

또는 실무적으로 이런 임대업 허가를 받은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프로젝트 인수, 자산 인수 등의 다양한 M&A 방법을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또, 개인의 불규칙한 소규모 부동산의 판매, 거래, 임대사업 분야는 제외하고,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억 동(한화 약 9억8천만 원 정도인데요) 법정 자본금을 가진 법인을 설립해야 합니다.

특히 기존 부동산 사업체를 인수하거나 부동산을 임차하는 경우에는 피 인수 기업이나 임대인이 부동산 사업법에 맞게 최소 자본금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질문5> 베트남 진출 투자를 준비하시는 분에게 특별히 전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

<답변>

10년 간 베트남에서 다양한 사연을 가진 분들을 만났습니다. 기억에 남는 몇 분들이 계신데요, 그 중에는 베트남에서 연 천억원 매출을 달성한 중소기업도 있구요, 건설사업으로 그야말로 대박이 나서 한국에서 빌딩을 사신 분도 계십니다.

반면에 평생 공무원 생활을 하시다가 퇴직금을 가지고 베트남에 오셨다가 모두 잃으신 분도 계셨고, 절친한 친구와 동업을 하다가 낭패를 보신 분도 계셨습니다.

이 분들은 공통적으로, 베트남이 핫하고 뜬다고 하니까 본인이 투자하고자 하는 쪽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모른 채 묻지마 투자를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베트남이 우리처럼 쌀을 주식으로 하고, 생김새도 비슷하다 보니까 저희와 생각과 문화도 비슷할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한국의 80년대 같아서 사업거리와 앞으로 어떤 식으로 발전할지 눈에 보인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베트남은 저희와 엄연히 다른 사회주의 국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과 투자 환경은 차이가 적지 않습니다.

법은 알고 활용하면 권력이고, 모르면 감옥과 같다고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변호사의 검토 없이 체결한 계약서 때문에 큰 손해를 보거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사전 신고를 해야 했지만 그걸 몰라서 안타깝게도 혜택을 못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법을 안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실패를 줄일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해외투자는 반드시 법률 검토를 거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전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앵커>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유호 K-VINA 법률담당 전문위원 변호사(미국 베이커 맥킨지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