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여정, 北간부들과 나란히…의전은 현송월에게

입력 2019-06-20 22:21
수정 2019-06-21 07: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며 '그림자' 역할을 해온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이번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북 환영행사 전면에 나서 눈길을 끈다.

20일 중국 CC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김 제1부부장은 이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시 주석의 환영행사에서 당 부위원장급으로 구성된 북측 간부 중 7번째 순서에 서서 시 주석과 인사를 나눴다.

김 제1부부장 앞에는 김영철 당 부위원장이, 그의 뒤에는 김수길 총정치국장이 자리를 잡았다.

김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주요 외교활동 시마다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함께 의전을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그동안에는 보기 어려웠던 장면으로 풀이된다.

불과 4개월 전인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만 해도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평양역에서 출발 때부터 도착할 때까지 전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손과 발이 돼 가장 분주하게 움직였고, 중간 기착지인 중국 난닝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김 위원장 옆에서 재떨이를 양손에 들고 서 있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그가 '하노이 노딜' 이후 한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근신설'까지 돌았지만, 최근 김 위원장의 집단체조 관람 당시 50여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이날은 부위원장급들과 나란히 도열해 시 주석을 맞으며 오히려 '달라진 위상'을 확인한 셈이다.

이런 기류는 그가 최근 고(故) 이희호 여사의 별세와 관련해 김 위원장 명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러 판문점을 찾았을 때 이미 감지가 됐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리현 통일전선부 실장 1명만 동행해 그만큼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북측 경호원들을 대동했는데, 북한에서 부부장급 인사가 경호원을 대동할 수 있는 경우는 없어 그의 높은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제1부부장의 '의전 빈자리'는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장 겸 당 부부장이 채웠다.

이날 CC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현 단장은 검은 치마 정장 차림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낀 채 레드카펫 밖에서 김창선 부장과 함께 움직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중간중간 김창선 부장과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카메라에 잡혔는데, 이는 '행사 기획자'로 활약하던 김 제1부부장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지난해 1월 한반도의 정세변화 속에서 예술단을 이끌고 방한했던 현 단장은 1·2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북러정상회담을 비롯해 최근에는 김 위원장의 자강도 일대 군수공장 집중 시찰에도 수행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날 시 주석 환영행사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며 김 제1부부장이 도맡아 하던 김 위원장의 의전과 행사 관련 분야를 현 단장이 이어받아 수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