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오늘(20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진입 사건과 관련 국방부가 사건 초기 경계에 문제가 없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안이하게 대응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북한 선박 관련 회의가 있었다"며 "우리 군이 말을 번복하고 경계 작전 부분에 대해서 안이한 대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 목선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부처 장관들에게 사과의 말씀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목선이 북쪽에서 우리 쪽까지 오는 과정에서 포착하거나 경계하지 못한 부분, 또 이쪽으로 도착하고 난 이후에 제대로 보고하고 국민께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 이 두 가지 대응에 문제점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고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조선일보가 '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서를 토대로 국방부가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해경 발표(15일)를 몰랐다'는 보도에 대해 고 대변인은 "확인 결과, 국방부가 해경 발표가 이미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삼척항 인근이란 표현으로 말을 바꿨다'는 보도 관련 "항은 방파제, 부두 등을 포함하는 말이다. 인근이란 표현은 군에서 주로 많이 쓰는 용어"라고 말했습니다.
나아가, '청와대는 무엇을 했냐'란 지적에 대해 고 대변인은 청와대 매뉴얼을 공개했습니다.
고 대변인은 "북한으로 부터 선박 및 인원이 내려올 경우에는 신변보호를 위해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며 "다만 오보 또는 사전 언론 노출로 공개가 필요할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 후 사실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하라고 대응 매뉴얼에 나와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군 당국이 사실관계를 축소·은폐한다'는 지적에 대해 "해경에서 최초 발표를 했고 공유를 했던 사안"이라며 "그렇게 표현하는 것에 유감을 나타낸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9일 북한 선원 4명은 함경북도를 출발해 위장조업을 하다가 12일 오후 9시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15일 오전 6시 50분쯤 강원 삼척항 방파제에 접안했습니다.
이후 3일가량 우리 영해 내에서 북한 목선이 이동했지만 육·해군 및 해양경찰 경계망은 포착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정경두 장관은 북한 목선 귀순 닷새 만에 해상·해안 경계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습니다.
고 대변인은 "사건 당일(15일)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해경이 발표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이 사안에 대해 문제점이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