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로 취업하라, 블라인드 채용의 종착지는 부장인턴?

입력 2019-06-20 17:35



학벌과 학점, 토익 점수 정도였던 스펙이 각종 자격증과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에 더해 어학연수와 봉사활동, 성형수술까지 더해진 ‘취업 9종 세트’가 됐다.

그리고 지난 2017년 ‘탈스펙’ 바람이 불며 모든 공공기관에 블라인드 채용이 의무화 됐다. 2년이 지난 지금, 정말 블라인드 채용으로 탈스펙이 이루어졌을까.

현실은 아니다.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공공기관 곳곳에서 채용비리가 터졌다. 학력과 출신지역, 가족 관계 등을 가린 것이 오히려 친인척 채용을 거를 수 없게 만들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고용 세습 수단으로 악용될 뿐만 아니라 스펙 경쟁을 더 심화시키기도 했다.

다만 그 스펙이 ‘직무 관련 경험’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다. 잡코리아가 1000대 기업에 입사한 신입직 합격 스펙 2644건을 분석한 결과, 2017년에 비해 2018년 입사자 합격 스펙이 높아졌다. 특히, 직무 전문성을 드러내는 자격증 보유자 비율이 14.1%포인트, 인턴십 경험자 비율은 3.8%포인트나 증가했다. 학점이나 어학 성적과 같이 범용의 스펙이 강세였다면, 블라인드 채용 이후에는 특정 직무에 적합한 역량을 보여주는 ‘경험형 스펙’이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경험형 스펙의 핵심 인턴은 직무역량을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그것 또한 아니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는 흙수저와 금수저에서 나온 ‘흙턴’, ‘금턴’을 넘어 ‘티슈인턴’, ‘부장인턴’ 등의 신조어가 등장했다. 일회용 티슈처럼 쓰고 버려진다는 의미의 티슈인턴, 기업체 부장만큼 인턴을 많이 했다는 뜻의 부장인턴이라는 단어만 봐도 ‘인턴’ 제도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8.6%가 잡무만 담당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티슈인턴이라고 생각했다. ‘기간이 끝난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아서’와 ‘여러 회사의 인턴직만 전전하고 있어서’도 각각 28.6%와 27.6%였다. 본래 ‘인턴’은 정규직 채용을 향한 계단이었으나 현재는 청년들의 희망고문으로 전략해버렸다. ‘체험형 인턴’이라는 기괴한 말도 익숙해진 지 오래다.

청년들은 인턴 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인턴을 지원한다. 체험만 한다는 체험형 인턴의 경쟁률도 수십 대 일이다. 채용에 있어 경험이 중요하고, 경험을 쌓고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인턴 밖에 방법이 없어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다.

블라인드 채용의 종착지가 결국 ‘부장인턴’이 되는 기이한 현상을 멈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교육기관, 기업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에서는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을 중심으로 실무 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학교와 기업체에서도 유사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진로트레이닝센터이다.

진로트레이닝센터는 실제 기업과 손잡고, 실무 트레이닝 과정을 개설했다. 신뢰도 높은 교육기관에서 내가 원하는 기업을 선택해 현직자와 실무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수강생은 기획서 작법부터 마케팅 전략, 카피라이팅, 예산수립, MD 등 현직 전문가의 20개가 넘는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지속적인 멘토링을 받으며 자신의 기획안을 작성, 실행까지 마친 후에는 중앙대학교 총장명의의 수료증과 상장, 파트너 기업명의의 인증서 등 다양한 수료혜택을 가져갈 수 있다.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진로트레이닝센터 관계자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갖고, 꽉찬 커리큘럼을 만들었다”며 “학생들이 실무 능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마케팅 진로트레이닝 과정에서는 선정된 기업들의 경쟁 및 사업과제의 기획과 실행과정을 통해 기획?마케터로서 갖춰야 할 공통적인 역량을 높일 수 있으며, 7월 2일까지 선착순 접수한다. 신청은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진로트레이닝센터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