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신규채용 올스톱"...불안한 삼성

입력 2019-06-17 17:09
수정 2019-06-17 17:21
<앵커>

주력 산업 전반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뒤따르고 있는데요. 개별기업의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내외적인 위기가 닥치자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긴급 전략회의에 나설 정도로 대비책 찾기에 한창입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고강도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재판 상고심 등으로 하반기 경영계획 수립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신동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위기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IM(모바일)부문 전략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첨단 선행기술과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한 차별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 동안의 성과를 수성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앞선 13일에도 DS부문 경영진과 회의를 가지며 시스템반도체 투자계획을 챙기면서 이달 들어서만 3번째 긴급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스탠딩> 신동호 기자

"잇따라 대내외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발 빠르게 사업 전반을 챙기고 대비책을 함께 찾으며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오늘(17일)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챙기는 데 이어 삼성전자 CE(TV·가전)부문과 다른 계열사와 전략회의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부회장이 이처럼 삼성전자 사업 전반과 계열사 현안을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메모리 사업 부진으로 인한 실적악화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등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재 경영 환경에 대해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반도체 부진 등으로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 넘게 줄어든 6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는데 2분기에도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달 발표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도 1분기보다 더 줄어든 6조500억원 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가 계속되고 이에 따라 그룹 컨트롤타워격인 사업지원TF가 사실상 마비되며 경영위험은 오히려 가중되고 있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똥 때문에 실제 대규모 M&A나 신규 채용 검토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TF 사장이 추가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 부회장의 검찰 수사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안팎의 어려움에 재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가운데 삼성의 현실은 이같은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동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