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에 증권가도 '헷갈려'…삼성전자 실적 '예측불가'

입력 2019-06-16 14:47


최근 중국 '화웨이 사태'와 반도체·스마트폰 업황 부진 등으로 글로벌 IT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한국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올 2분기 실적 회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을 전후로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앞서 이달 26일에는 여의도에서 국내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도 개최한다.

이날 현재 증권가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 54조1천650억원에 영업이익 6조460억원 수준이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4% 늘어나는 것이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8% 줄어드는 셈이다.

문제는 증권사별로 실적 전망치의 차이가 워낙 커서 방향성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삼성전자 관련 투자보고서를 내놓은 10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가운데 최저치와 최고치는 각각 5조2천980억원과 6조4천660억원으로, 1조2천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특히 이달 초까지만 해도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증가를 점치는 애널리스트도 속출하는 양상이다.

HN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각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압박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이 역설적으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스마트폰과 5G 네트워크 장비 판매가 늘어나고,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혜택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증권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발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재고조정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영업이익이 6조원에 한참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IBK투자증권도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영업이익이 5조3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2분기 실적을 놓고 증권사별로 견해가 엇갈리고 있으나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우선 부품 사업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 사태로 중국 IT업체들이 미국에 대한 반도체 주문을 한국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고, 올 1분기 영업손실을 냈던 디스플레이 사업도 2분기부터는 상승세를 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또 완제품 사업에서도 스마트폰의 경우 화웨이 변수로 글로벌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소비자가전(CE)도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하면서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반도체 업황의 다운턴(하락국면)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는 가운데 워낙 불확실성이 커서 전문가들조차 2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확신을 못하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이 훨씬 우세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