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인기 전자담배 '쥴' 美의회서 조사한다

입력 2019-06-13 14:15
1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끄는 전자담배 '쥴'(Juul)이 청소년들의 흡연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미 의회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경제·소비자정책소위 위원장인 라자 크리슈나무시(민주·일리노이) 의원은 쥴을 만드는 쥴랩스의 최고경영자(CEO) 케빈 번스에게 최근 보낸 서한에서 쥴이 청소년 사이에 불고 있는 전자담배 인기의 "주된 원인"이라 지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슈나무시 의원은 "니코틴 함량이 높은 쥴이 (청소년들의) 중독을 부추기고 있으며, 미국에서 쥴을 자주 쓰는 아이들이 중독 치료를 받게 된다는 보도에 대해 극도로 걱정이 된다"며 "미국 청소년의 안전과 건강은 파는 물건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번스 CEO에게 쥴의 마케팅 전략·광고 관련 기록과 쥴이 미성년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내 분석자료를 포함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쥴 측은 이 서한을 받은 뒤 조사에 협조하겠다면서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에 대한 위원회의 우려에 공감하며, 우리가 이에 대해 벌이고 있는 적극적인 대응과 관련된 정보를 나눌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의회 조사에 따라 쥴 측이 미 의회에서 증언하도록 소환되는 광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에서는 청소년 사이에서 쥴 등의 전자담배 흡연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비판과 관련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미 식품의약품청(FDA)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액상을 제조하는 업체 네 곳에 경고장을 보냈다.

'인플루언서'(SNS에서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인)를 이용해 마케팅을 펼치면서 액상에 중독적인 니코틴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등의 의무적인 경고를 표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DA 네드 샤플리스 국장대행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담배 제조사들과 판매점 등이 담배 포장과 광고에 니코틴의 중독성에 대한 경고를 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특히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 FDA가 보낸 경고장에 쥴은 언급되지 않았다. 쥴은 현재 인플루언서를 통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쥴은 특히 10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FDA 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중고등학생들은 360만명이 넘었다.

쥴을 핀다는 의미의 '쥴링'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청소년들은 USB처럼 생긴 쥴의 '귀엽고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풍미 등을 인기 요소로 꼽는다.

쥴 때문에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이 심각해졌다는 비판을 받자 쥴 측은 지난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닫으며 온라인 마케팅을 축소하고, 주요 소매점에서 향이 나는 일부 제품의 판매를 일시 중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잠시 줄었던 매출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