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리콜 요건 명확화·강제 리콜 처벌 규정 부활 시켜야"

입력 2019-06-12 14:41
수정 2019-06-12 14:53


자동차 리콜 요건을 명확히 하고, 정부의 강제 리콜 처벌 규정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자동차 리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피해의 신속한 구제와 안전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류병운 홍익대 교수는 "현행법상 리콜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 시행한다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제작사, 소비자, 관련부처간 리콜 필요성 판단에 있어 심각한 견해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제작사는 처벌규정에 대한 부담으로 문제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리콜을 시행할 수도 있으며, 정부는 결함차량에 대한 피해구제를 전적으로 제작사에게 의존할 경우 리콜 조치를 소극적으로 행하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더 나아가 소비자들은 정확한 결함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조치됐는지 알지 못한 채 장기간 위험에 방치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류 교수는 현행 리콜 처벌 규정에 대해서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현행법상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처벌 규정이 있는 반면, 정부가 내린 강제적 리콜을 제작사가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규정이 없다"며 "이는 법체계의 정합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자동차관리법 개정 과정에서의 오류"라고 강조했습니다.

2011년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제78조 제1호에서 ‘자동차 제작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의 리콜 명령에 위반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지만, 개정 과정에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조항이 변경됐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법무법인 화우의 박상훈 대표변호사가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자발적 리콜에 대한 형사처벌은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모호한 리콜 요건에 형사처벌을 부과하고 있는 현 규정으로는 제작사의 리콜 의무 해태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 없으며,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숙명여대 박수헌 교수는 소비자 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작사의 자발적 리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적극적인 자세와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 리콜관련 법 규정의 완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시민단체인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의 임기상 대표도 "현재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는 경우’의 요건과 ‘결함 사실을 안 날부터 지체 없이’의 요건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 대표는 "시민단체에서 아무리 리콜을 해야 한다고 제기해도, 제작사는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발뺌하면 그만이고, 무엇이 결함이고, 결함을 언제부터 안 날인지가 불명확해 국민 불안과 우려를 키웠다"며 "개별사안에 명확하게 적용해 제작사가 리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이를 구체화하는 등 리콜 관련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을겸 상무는 "자동차 결함에 대한 신속한 리콜을 통해 소비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국가기관에 의한 결함조사와 판단, 시정명령 활성화 등 정부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며 "미국, 일본, 독일 등에서는 일정기간 이상 모니터링 사안에 대해 제작사는 신고의무를 가지고 정부는 이에 따라 종합적인 리콜여부를 판단·권고하고 있고, 이는 제작사의 늑장 리콜시비와 정부의 늑장대처 논란을 줄여주고 신속한 결함조사를 가능하게 한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