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노동조합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한 것을 비판하며 "경영 복귀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에어 노조는 오늘 오후 성명을 내고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경영복귀에 2천여 명의 직원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며 “조현민은 한진칼의 경영복귀를 즉각 철회하고, 총수일가는 진에어 직원들에게 사과하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항공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은 국적 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조 전무가 2010~2016년 미국명 ‘조 에밀리 리’로 진에어 등기임원에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바 있습니다.
국토부는 이른바 ‘물컵 갑질’ 건과 함께 등기이사 국적 문제를 제재 심의에서 다뤘고, 그 결과 진에어는 지난해 8월부터 ‘갑질 경영’에 대한 재발방지책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 항공기 등록과 신규 노선 취항 등이 제한되는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이에 노조는 작년 4월 '물컵 갑질' 논란에 이어 조 전 부사장이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에 올라 진에어가 면허취소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하면서 "국토교통부 제재가 1년 가까이 이어지는 건 조 전 부사장의 등기이사 재직과 총수 일가의 갑질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토부가 요구하는 제재 해제의 전제는 갑질 근절과 진정한 경영문화의 개선인데, 문제의 책임자인 총수일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고, 도리어 직원들의 염원을 수포로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한진칼 회장이 동생 조현민을 지주사 임원에 복귀시킨 것은 진에어 직원 뿐 아니라 온 국민이 납득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더불어 노조는 "진에어와 직원들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이 총수일가 본인들의 사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총수의 모습이냐"며 "진에어 사태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에 배신감을 넘어 깊은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직을 맡은 것은 진에어를 다시 경영하려는 ‘꼼수’라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한진칼은 진에어 지분 6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조 전무가 한진칼로 복귀해 진에어를 우회적으로 소유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노조는 “(조 전무가) 외국인 신분으로 진에어 직접 경영이 막히자 우회적으로 진에어를 소유하려는 의도”라며 “조 전무는 회사와 직원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사과도 없이 17억원의 퇴직금을 챙겨 나간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경영자”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한편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도 전날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조 전무가 던진 물컵으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은 회복 불가능한 기업 이미지 손실을 입었다”며 “어떠한 반성도 없는 경영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