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술금융은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담보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정책금융을 말하는데요.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 나홀로 역주행하는 정책금융기관이 있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기술금융 지원 실적에서 은행권을 통틀어 꼴찌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책금융기관으로서는 유일하게 매달 실적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최근 혁신금융의 일환으로 은행권 기술금융 지원규모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실제로 은행권 기술금융 지원 잔액은 지난해 4월 143조 원에서 지난 4월말 기준 180조 원으로 증가했고, 지원 건수역시 같은 기간 33만 건에서 42만 건으로 30% 이상 늘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출입은행의 기술금융 지원 잔액은 1년 전 1,240억 원에서 42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4월 잔액 기준 709억 원인 제주은행보다도 한참 뒤처지는 실적인데다, 건수 기준으로는 28건에 불과해 꼴찌에서 두 번째인 SC은행의 135건에 4분의 1도 안됩니다.
<인터뷰>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
“기업의 금융수요에 맞춰 다른 중소기업 대출상품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기술금융 지원이 감소된 걸로 보이지만, 현재 중소기업에 대한 전체 여신금액은 작년보다 30%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담보가 없이도 적용 금리나 대출 한도 등 많은 부분이 다른 중기 대출상품 보다 유리하도록 설계한 기술신용대출의 취지를 고려하면 이 같은 설명은 변명에 불과해 보입니다.
수은의 기술신용평가 역량도 가장 낮은 수준인 ‘레벨 1’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어 정부 혁신금융 정책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상봉 /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수출입은행은 전문인력 확보라든지 실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높은 레벨로 볼 수 없습니다. 수출기업들에게 조금 더 기술금융을 해줄 수 있도록 더 많이 발굴하는 작업을 펼쳐야 합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국회 업무보고에서 혁신금융 분야 전보다 많은 힘을 쏟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다양한 중소기업 우대상품을 운용중에 있는 등 시중은행과는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시중은행과 비교할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