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뉴욕타임스는 국민의 적"...비판 보도에 발끈

입력 2019-06-10 10: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의 불법이민 대책 협상 타결에 관한 미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제 보도자료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한 가지는 이미 합의됐으며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양국 합의에 담긴 발표 내용 중 많은 부분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비판하자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날 1면 머리기사에서 복수의 양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합의는 멕시코가 과거에 제안했던 내용으로, 지난 몇 개월간 양측이 협의한 사항"이라며 새로운 합의가 아니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와 시청률 도전을 받는 CNN은 우리나라가 망하는 것을 보려고 가능한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의 적!(The Enemy of the People!)"이라고 적었다.

이어 "만약 (버락)오바마 대통령이 내가 국경과 경제 문제에서 이뤄낸 합의를 달성했다면, 부패한 언론은 믿을 수 없는 합의라고 칭찬하고 국경일이 즉각 선포됐을 것"이라며 "나에게는 기록적인 경제 상황과 내가 이뤄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칭찬하지 않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트윗을 올려 "멕시코와 불법이민에 관한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의 스토리는 깜짝 놀랄 만큼 거짓, 허위, 그리고 나쁜 보도라는 게 입증됐다"며 "유일한 문제는 그들도 기사를 내보내기 전부터 가짜뉴스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멕시코가 매우 협조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우리는 항상 관세 위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압박했다. 다만 "그러나 나는 그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NYT도 반박 성명을 내고 "우리의 보도에 자신이 있다"면서 "다른 많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보도는 시간이 지나도 정확한 사실로 남을 것이지만 보도에 대한 대통령의 부인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언론을 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위험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충돌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가 발표한 미국과 멕시코의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멕시코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남쪽 국경 전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에 나서고, 망명 신청자를 멕시코에 머무르게 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미국은 오는 10일부터 부과하려던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시행을 무기한 연기하고, 90일간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경고하는 트윗에서 비롯된 양국의 협상과 합의에 대해 민주당도 오직 트럼프 대통령의 말다툼만 있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깎아내리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정책은 갈 길이 아니다"라면서 "트윗에 기초한 무역정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