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 윤창호법'이 오는 25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새 기준에 해당하는 음주 운전자가 매달 1천여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음주단속에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0.05% 구간으로 측정된 운전자는 올해 2월 941명에서 3월 1천124명, 4월 1천213명, 지난달 1천296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개월 평균 1천144명꼴이다.
이들의 혈중알코올농도는 현행 단속기준인 0.05%에 못 미쳐 경찰은 이들을 훈방 조치했다. 하지만 오는 25일부터는 단속기준이 0.03%로 강화돼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면 면허정지, 0.1% 이상이면 취소처분이 각각 내려졌다. 개정법은 면허정지 기준을 0.03%, 취소는 0.08%로 각각 강화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개인별 알코올 분해능력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개정법상 단속기준인 0.03%는 통상 소주 1잔을 마시고 1시간가량 지나 술기운이 오르면 측정되는 수치로 간주된다. 소주 1잔이라도 마셨다면 아예 운전대를 잡지 말라는 뜻이다.
단속 현황을 시간대별로 보면 심야시간대 운전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지난달 적발된 혈중알코올농도 0.03∼0.05% 운전자(1천296명) 가운데 409명(31.56%)은 오후 10시에서 자정 사이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오후 8∼10시는 273명(21.06%), 오전 0∼2시 184명(14.19%)으로 집계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론 딱 한 잔만 술을 마셔도 음주운전에 적발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며 "술을 마셨을 경우에는 무조건 운전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 단속기준이 강화되면서 숙취 운전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달 시간대별 단속 현황을 보면 출근시간대인 오전 6∼10시에 적발된 혈중알코올농도 0.03∼0.05% 운전자는 121명으로 9.33%를 차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선 안 된다"며 "전날 과음을 한 사람은 다음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등 안전한 운전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음주운전 사고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른바 '제1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줄어들던 음주운전은 다시 늘어 법 시행 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제1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해 12월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1만714건으로 시행 전달인 11월(1만2천801건)보다 2천87건이 줄었다.
이어 올해 1월 8천644건, 2월 8천412건으로 줄다가 3월 1만320건, 4월 1만1069건, 지난달에는 1만2천18건으로 늘어 법 시행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