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이 감산 합의를 연장할 것이란 전망 등으로 큰 폭 올랐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2.7%) 상승한 53.9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0.9% 올랐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산유국 감산 정책 관련 소식과 멕시코 관세 협상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이 러시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OPEC과 주요 산유국은 감산 합의를 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가를 끌어 올렸다.
팔리 장관은 OPEC은 감산 연장에 거의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다만 비(非) OPEC 산유국과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우디가 유가 상승을 바라지만, 러시아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하는 등 감산과 관련해 이견이 노출됐던 바 있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은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열릴 예정인 정례 회동을 통해 감산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된 점도 유가 상승에 기여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비농업신규고용이 크게 부진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더 강화하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00포인트 내외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 관련해서도 우려가 다소 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와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멕시코가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거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합의가 안 되면 다음 주 월요일(10일)부터 5% 관세가 부과된다는 경고도 빼먹지 않았다.
양국이 협상을 통해 관세를 피하거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단기간에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우위를 점했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부담도 다소 줄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는 지난주보다 11개 줄어든 789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채굴 장비 수 감소는 미국 내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다만 고용지표의 부진 등 글로벌 경제 침체와 이에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는 유가의 상승 폭을 제한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멕시코 관세 문제의 해결 등이 유가의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주가가 또다시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