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 공화국...지자체 선심성 정책 만연

입력 2019-06-07 17:21
<앵커>

최근 '지킴이'라는 이름의 일자리 사업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일의 성격상 보수가 낮지만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지 불분명하고 관리도 엉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지자체를 홍보하고 예산을 더 받기 위한 전시행정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박준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마을 지킴이, 내고향 지킴이, 환경 지킴이 등 최근 지킴이라는 명칭의 사업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고령자 대상의 돌려막기식 일자리며 현금을 지급하는 복지 정책입니다.

김제시의 경우 '우리마을지킴이 실버보안관' 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마을 순찰과 환경정리, 독거노인 말벗, 안부확인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여름철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전 지킴이를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도입했습니다.

지역 주민을 '풍수해 안전 지킴이'로 채용해 농경지 주변과 절개지 등 재해취약지역을 순찰하게 됩니다.

굳이 예산을 투입하지 않아도 이뤄지는 일상적인 생활이고 사업 참여자가 곧 활동의 수혜자입니다.

현장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채 도입해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서천군은 노인 자살 예방 멘토링 사업을 도입했습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아 필요한 내용이지만 전화는 물론 직접 방문이 필요해 남성 참여자의 활동이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성남시와 강동구 등은 노인돌봄시설 인증제와 인권지킴이를 도입키로 했습니다.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노인인권 감시가 주된 활동이지만 상시적인 모니터링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이처럼 지자체가 고령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예산 때문입니다.

정부는 관련 사업이 많은 곳에 지방교부세를 더 배분할 계획으로 통보 시기도 기존 12월에서 9월로 앞당겼습니다.

서둘러 사업을 시작해야 내년에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어서 무리한 정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낮은 임금의 사업이라도 상시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야 하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전화인터뷰]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44 56

"실제로는 민간 일자리와 연계되지 않은 지자체의 자금지원은 현금성 복지로 지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일자리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현금 복지에 고령자들의 일시적인 만족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나라 예산의 빈구멍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