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수영장 사고 초등생, 또래 3명 살리고 하늘나라로

입력 2019-06-07 13:30


지난 2월 부산 해운대 호텔 수영장에서 팔이 끼는 사고를 당한 뒤 100일 넘게 혼수상태에 있던 초등생 이기백(12) 군이 또래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이 군이 지난 5일 좌우 신장과 간을 또래 3명에게 기증해 새 생명을 선물한 뒤 영영 가족과 이별했다.

이기백 군은 올해 2월 17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 수영장에서 팔이 사다리 계단에 끼는 사고를 당해 100일 넘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이군은 부모는 간절하게 기도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지만, 최근 이군의 상태가 악화하자 장기 기증을 선택했다.

이군은 예정대로라면 올 3월 중학교에 입학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교복 한번 입어보지 못했다. 이 군은 입지 못한 교복마저도 기부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 관계자는 "눈앞에서 점점 악화해 가는 아들을 보며 이대로 보내는 것보다는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부모들이 하셨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아픔과 고통 속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은 슬픈 일"이라며 "이런 아픔을 다른 가족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해운대 수영장 사고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