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아닌데 허리 통증 반복되면 디스크 내장증 의심해봐야

입력 2019-06-05 09:24


세계인구 80% 이상이 일생에서 한번 이상 허리통증을 경험한다고 보고된다. 이처럼 허리 통증은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에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숙명과 같은 존재다. 더욱이 요즘은 직립보행뿐 아니라 장시간 의자에 앉아있는 생활환경으로 바뀌면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다. 너무 걸어도 문제, 오래 앉아있어도 문제인 셈이다.

많은 이들이 허리가 아프면 가장 먼저 허리디스크를 떠올린다. 가장 잘 알려진 대표적인 허리 질환이기 때문이다. 본래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질환명은 '요추추간판탈출증'이다. 디스크라고도 불리는 '추간판'은 탄력성이 뛰어나 외부로부터 물리적 충격을 완화시켜 주고 딱딱한 뼈끼리 부딪히는 현상을 막아준다. 이 추간판 내부의 수핵이 섬유륜을 뚫고 나가 신경을 압박하면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허리디스크'로 부른다.

허리디스크의 원인은 대부분 퇴행성으로 과거에는 노년층 환자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10대~30대 젊은층에서도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제는 허리디스크가 아닌데도 요통을 호소하는 젊은 층 환자들도 훨씬 많다는 것이다. 이들 대다수가 허리디스크가 우려되어 병원을 찾는데 X-ray 상에서는 허리디스크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는다. 그렇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데 왜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것일까.

단순히 허리 주변 근육이 경직되어 나타나는 긴장성 통증일 수 있지만 추간판 내부가 검은색을 띄거나 섬유륜이 손상된 상태인 '디스크내장증'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한다. 다시 말해 허리디스크는 디스크 수핵이 튀어나온 상태, 디스크내장증은 디스크가 튀어나오지는 않았지만 추간판 자체에 누적 손상이 발생한 상태이다. 이때 수핵은 제자리에 있지만 무리한 척추 사용으로 추간판 내부에 생긴 염증 물질이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한다.

디스크내장증의 원인은 추간판에 가해지는 충격이나 외상, 잘못된 자세 등이 있다. 교통사고나 낙상과 같이 갑작스러운 물리적 충격이 가해질 때 나타날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척추의 움직임이 심한 운동을 할 때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무거운 물건을 장시간 드는 직업, 임산부와 같이 척추에 힘이 많이 가해지는 사람에게 추간판 내부의 퇴행성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허리디스크와 디스크내장증 증상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허리디스크와 디스크내장증은 특별히 구분되는 증상이 없다. 다만 허리디스크는 다리 쪽으로 통증이 내려오는 방사통이 심한 데 비해 디스크내장증은 통증이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디스크내장증의 구체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악화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같은 자세를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하면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이 심한 날은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해 하루 종일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김재훈 원장은 "디스크내장증은 초기에 발견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허리로 가는 부하가 손상된 디스크에 가해지지 않도록 허리 주변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