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신축중인 고층 건물과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멈춰 섰다.
이들 노동자들은 수십미터씩 하늘로 치솟은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채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어 자칫 안전사고의 우려를 낳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레스티지 자이 공사장에서는 8개 타워크레인이 일제히 멈췄다.
크레인에는 '시한폭탄 소형 타워크레인 즉각 폐기'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현장 관계자들이 공사장 입구에서부터 외부인 출입을 막아섰다.
서울 강남 개포 8단지 재건축 현장에도 민주노총 조합원 4명이 전날 크레인 작업을 하러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않고 그대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부산시청 앞 한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 70∼80m 높이 크레인 2곳에도 노동자들이 조정실을 차지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지역에 있는 25개 공사장 67개 크레인이 이날 가동을 중단했다.
경기 군포 금정동 한 아파트 건설현장 크레인 2대에서도 노조가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경기 광주 초월읍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도 조합원 4명이 전날부터 아파트 20층 높이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는 등 경기 남부 116곳 크레인이 점거됐다.
경기 의정부시 을지대 의정부병원·캠퍼스 건설현장 타워크레인도 이날 가동을 멈추는 등 경기 북부지역 건설현장은 크레인 135곳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뿐만 아니라 경남 69곳, 전북 47곳, 광주·전남 103곳 등 전국 주요 도시 크레인 2천500여대에서 동시다발 농성이 벌어지는 것으로 노조는 파악했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작업이 전체 공사의 50%를 차지해 상당히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는 크레인 작업을 빼고 전기설비 작업만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양대 노조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전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총파업을 선포한 뒤 전국 건설현장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사용자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쟁의행위에 나섰다.
노조는 임금 7% 인상, 하계휴가 탄력 운영, 현장 휴게실 설치 조건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8시간만 교육받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소형크레인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정부에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을 금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타워크레인 파업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