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주, 실적개선+경기방어 '양수겸장'

입력 2019-05-28 10:59
<앵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물가에 소비자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반면, 가격을 올리는 생산자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이 되겠죠.

1분기 실적에 부침을 겪었던 음식료주가 가격 인상 효과를 통해 반등을 꾀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먼저 음식료 종목 주가 흐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최근 음식료주의 주가는 다소간 조정을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코스피 음식료 업종지수는 어제(26일) 종가 기준 3,665.6로 지난해 10월 하락장에서 만큼 낮은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1분기 실적 기대치가 내려가고,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기 방어주가 부각될 수 있는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반등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증권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업계에선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소로 어떤 것을 꼽고 있습니까?

<기자>

가장 먼저 가격 인상 효과가 실적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꼽힙니다.

지난해부터 여러 음식료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했는데요.

특히 주류 업체 중에선 이번달 소주 '참이슬' 가격을 올린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주류가 다음달부터 소주와 맥주 가격을 각각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제 회식 술자리의 단골 손님인 소맥의 가격이 1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르면 하반기에 하이트진로의 맥주 브랜드 '하이트'와 '맥스'의 판매가도 인상될 것이란 예상이 증권가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7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9% 올렸고 풀무원과 대상 등도 가격을 올려 잡았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렇게 되면 "가격을 올린 업체들은 가격을 올린 만큼의 수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앵커>

또 다른 모멘텀으론 어떤 것이 거론되나요?

<기자>

곡물 가격 즉,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실적 모멘텀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다는 건 그만큼 제품을 생산할 때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적인 기후변수 악조건과 신흥시장으로의 곡물 유입량 증가로 최고치까지 올라갔던 곡물가격은 이후 기상여건이 좋아지고 단위면적당 생산성이 늘면서 안정세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미국산 대두의 7월 선물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부셸(곡물 중량단위·1부셸=27.2㎏)당 8달러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0% 떨어진 상태입니다.

같은 기간 미국산 옥수수와 소맥 가격도 각각 부셸당 3~4달러, 4~5달러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에는 옥수수와 대두, 밀 가격을 종합한 블룸버그 곡물 가격 지수가 27.07로, 1977년 이후 4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곡물 연간생산량은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재고율 또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어 최근의 안정적인 가격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들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동원F&B, CJ제일제당, KT&G, 대상 등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여기에 최근 저평가된 가치주로 부각된 대한제분은 펀더멘털이 튼튼한 투자처로 꼽힙니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 대비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 1분기 기준 745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2,303%에 달합니다.

<앵커>

변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원/달러 환율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에 육박하며 원화가 약세인 상태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내수 중심이며 원재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음식료 업종의 주가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곡물가격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폭은 대부분 상쇄될 수 있다는 게 증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 업체가 해외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CJ 제일제당은 올해 해외 매출액 비중이 지난해와 비교해 10%포인트 늘 것으로 보입니다.

오리온은 해외 매출액 비중이 70%에 육박하고 이 밖에 KT&G, 대상, 농심 등도 각각 해외 매출액 비중을 늘리는 추세입니다.

<앵커>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의 신재근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