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질병'…변화 시급한 韓 게임산업

입력 2019-05-27 17:11
<앵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새로운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국내 게임산업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업계에는 중독성이 높고 사행성 요소가 짙은 게임들이 주요 수익모델로 자리잡고 있었는데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현재 사업방식을 유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질 거라는 겁니다.

정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분류하면서 보건복지부는 오는 6월부터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입니다.

과거 복지부가 적극적인 도입 의사를 밝혔던 만큼 국내 도입은 사실상 확정적인 상황입니다.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지정 시행 권고는 2022년, 국내에는 이르면 2026년 적용이 유력합니다.

게임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지정 관련 논의는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지만 그 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별다른 대응책 마련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대형 게임사들을 위주로 중독성 높은 게임들을 위주로 돈벌이에만 치중해왔다는 겁니다.

<인터뷰> 게임업계 관계자

“일부 MMORPG장르가 그런 경향이 있죠. 그런 걸 개발한 업체들이 몰입도를 개선할 대책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 그러다보면 매출이 떨어지니까... 결국은 이런 사단이 벌어지게 된 거죠. 지금 이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전국적으로 성명발표하고 이러고 있는데 대형게임사들은 지금 뭐하고 있냐고요. 전부 숨만 죽이고 납작 엎드려서 눈치만 보고 있죠.”

또 최근 몇 년 사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사행성 짙은 게임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며 게임에 대한 국민 여론역시 좋지 않은데, 게임중독 이슈에 사행성 논란까지 겹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위정현 / 중앙대학교 교수

“두개 이슈(중독성과 사행성)가 하나로 묶였을 때 국민여론은 급격히 악화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행성이슈가 전면으로 부각되지 않는 상황에서 각 게임사들이 게임산업 전체가 사행성 이슈가 부각되지 않도록 자제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다만 중독성 높고 사행성 짙은 게임들이 게임사들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익모델인 만큼 단기간에 변화는 쉽지 않아 보여 게임중독 질병코드 지정을 앞둔 게임업계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