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 시험문제 유출하고 자신 강의 'A+' 준 국립대 교수 적발

입력 2019-05-27 14:36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 다니는 아들에게 강의 시험문제를 빼내주거나, 점수 조작으로 교직원 딸을 조교로 부정 채용한 국립대 교수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기업·노동범죄전담부(박현철 부장검사)는 27일 서울과학기술대 전기정보공학과 이모(62) 교수를 공무상비밀누설·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교수는 2014년 같은 학과에 다니던 자신의 아들 A씨가 동료 교수의 강의 2개를 수강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해당 교수에게 전화해 "외부 강의에 필요하다"고 속여 시험문제가 포함된 과거 강의 관련 자료를 건네받아 아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이 교수가 A씨에게 보내준 자료에 포함된 과거 시험문제 일부는 A씨가 본 시험에 다시 출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14년 초 서울과기대 편입학 전형에 응시해 면접에서 100점 만점에 96점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이 교수는 아들의 편입학 사실을 학교에 신고할 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편입 후 아버지가 담당하는 강의 8개를 수강해 모두 A+ 학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의 편입학이나 성적 채점의 경우 이 교수의 부정행위 관련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 대학 전자IT미디어공학과 차모(51)교수와 최모(59)교수를 허위공문서작성·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차 교수와 최 교수는 2017년 2월 이 대학 행정직원으로 근무하던 B씨로부터 자기 딸 C씨를 조교로 채용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C씨가 참여한 조교 채용 필기·면접시험 점수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C씨는 영어 토익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 서류전형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어진 면접에서 차 교수와 최 교수는 C씨에게 최고점을 부여했다. 특히 최 교수는 면접에 들어가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필기시험에서도 C씨에게 다른 경쟁자들보다 월등히 높은 점수를 줬고, C씨는 최종 점수 1등으로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딸의 채용을 청탁한 A씨와 차 교수의 지시를 받아 성적 조작에 가담한 행정직원 D씨는 각각 무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