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 외국계 대형 가구업체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업계에 위기론이 번졌을 때, 새로운 상생의 아이디어로 국내 가구시장을 살려낸 주인공이 있다. 바로 국산가구의 판로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되는 가구톡세상의 송도현 회장이다.
지난 30여 년 간 가구업계에서 종사해오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고양구 가구단지협회장을 지내온 송 회장은 2013년 유통업체 가국톡세상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60여 개의 브랜드와 3000여 점의 가구가 전시돼 있으며 지난 2017년에는 매출 200억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송 회장이 세계적인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은 비결은 대량 구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마케팅 전략과 공동 관리를 통해 경비를 줄이는 이른바 ‘상생의 이념’ 덕분이었다.
가구톡세상은 이전에 흔히 볼 수 있었던 창고형 가구 매장이 아니라 깐깐한 제품 선별과 고급스러운 전시가 특징이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급성장한 이곳은 송 회장과 직원들이 직접 고르고 고른 양질의 제품들만을 취급한다.
스스로를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말하는 송 회장이 일반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권해줌으로써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그가 가구톡세상 창업을 결심한 것은 거대 기업들이 들어오고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기존의 가구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부터이다.
직접 가구를 제조해 양심껏 판매하는 장인들이 판로를 찾지 못해 사업을 접는 일이 안타까웠다고 송 회장은 회고했다. 그는 국내 기업과 같이 상생해 모든 업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꿈을 꾸고자 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 가구업체들의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소개하며 유통을 효율화시킨다는 게 가구톡세상의 사업 모델이었다. 가령 특정 브랜드 가구들은 대부분 디자인이 획일적인 데 반해 다양한 제품을 모아 놓은 가구톡세상에서는 보다 새로운 모델을 접할 수 있다.
가구 전문가가 쉽고 빠른 설명도 제공하니 소비자들 역시 만족도가 높으며 가격도 적당한 선이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이들의 호응을 얻게 된 것이다. 송 회장은 “업체 혼자의 힘은 미약하지만 연대해서 상생하는 것이 가구 유통업의 살 길이라고 여겼다”고 말한다.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경영컨설팅사업부 왕희영 본부장은 “주택 경기 침체로 인해 가구 관련 제조 및 유통업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가구톡세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기존 유통에 대한 고정관념을 극복, 불황을 이겨내는 새로운 모델이 됐다”고 평가한다.
왕 본부장은 “가구톡세상 같은 유통업체들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조사에 대한 품질 관리, 그리고 판매 대리점의 서비스가 개선되어야 한다. 또한 제조사와 판매 대리점 간의 장기적인 신뢰 구축 시스템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경영자의 자질이란 일단 목표를 정하고, 어려움이 있거나 힘들어도 끈기 있게 준비하고 계획해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협력업체인 나드리가구 이윤수 대표는 “회장님이 우리나라 가구 산업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 가구를 살려보자는 취지를 저에게 설명해 주셨고, 뜻이 맞아 함께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회장은 공정 단계에서부터 고객이 찾는 디자인이나 취향, 소재를 협력업체에 명확히 전달하고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공급한다면 선순환의 구조가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하는 사람과 판매하는 사람의 입장을 모두 겪어본 그는 대리점 대표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왔다.
그의 사업 방향에 가장 큰 전환점을 준 것은 국내에 진출한 한 대형 가구업체를 직접 가보게 된 일이다. 저렴한 조립식 가구인데도 손님들을 끄는 것을 보고 배치와 전시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는 협력업체와의 상생과 협조를 통해 대형 매장과는 차별화되는 공동 구매 마케팅에 승부수를 던졌다. 서로가 협력하는 상생의 정책은 대형 외국 기업의 공세에도 국내 가구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최근 가구톡세상 매장이 전국에 하나둘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시장에서 용인되고 있다는 증거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송 회장은 이야기한다.
가구톡세상은 현재 일산 본점 외에 2곳의 지점과 5곳의 대리점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 가구톡세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왕 본부장은 “연 매출액 200억 원이라는 적지 않은 규모임에도 개인사업자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경우 전체 매출에서 뺀 나머지 비용이 사업소득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상당한 소득세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법인으로 전환하면 사업소득을 배당이나 퇴직금, 근로소득으로 분산할 수 있어 절세효과가 기대된다.
따라서 왕 본부장은 본사를 설립하고 나머지 3개 직영매장을 지사 형태로 운영하는 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권하고 있다. 성실신고 과세 대상이 제조업의 경우 7억 5000만원, 도소매는 15억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법인 전환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 회장이 말하는 가구톡세상의 인재상은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협업이나 협력에 적극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인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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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경영지원본부 이사 이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