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의 마켓투자키워드] 美 국채 팔 수 없을 것?…미국의 압박 거세진 이유

입력 2019-05-24 08:55
수정 2019-05-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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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가운데 "과연 중국이 보유한 미국국채를 팔 수 있느냐" 관심사인데요. 일단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안심해도 될까요?

시장에서 중국이 보유한 미국국채를 팔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1) 중국의 달러부채가 많아 중국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자산이 줄면 해외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껴 중국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 중국이 팔아도 미국국채는 끄덕 없을 것 : 미국 국채와 경쟁하는 채권은 독일국채와 일본국채 정도인데 이들의 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2%대의 미국국채는 매력적이고, 중국이 매도하는 미국국채를 받아줄 주체는 충분. 결국 중국은 매력적인 자산만 뺏기는 꼴이라는 논리인데요. 그런데 시장은 미국 국채가 팔렸을 때 미국이 받을 수 있는 충격, 그리고 중국의 금융시장 성장 속도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국채를 지속적으로 팔 것임이 알려지면 매수자들도 가격이 충분히 떨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즉 미국 국채 금리가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못 견디는 미국의 구경제 한계기업 (신용등급이 junk 근처)이 지난 수년간 급증했다는 겁니다. (Ford의 신용등급-BBB, GM-BB). 한편 미국의 주택모기지를 비롯하여 민간 대출의 대부분이 국채 금리와 연동 시켰습니다. 금리 급등시 미국 소비 붕괴 우려가 있습니다. 중국의 금융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입니다. 블랙락(Blackrock)의 CEO인 Larry Fink는 중국이 은퇴인구 난 (retirement crisis)에 빠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은퇴한 중국인들은 평생 모은 자산을 금융자산에 투자하여 여생을 살아야 하는데 금융투자수단이 부족합니다. 글로벌 선진 금융기관들은 중국 진출 준비 중입니다. 중국 정부도 이 문제를 인정하고 금융시장 개방 의지를 보였습니다. 2017년말 해외 투자기관의 중국 내 합작지분 비중을 51%까지 인정했습니다. 2021년에는 100%까지 허용할 예정입니다.

2. 그렇다면 중국이 미국국채를 팔 수도 있다는 것인가요? 그런 경우 증시도 불안해질텐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계획경제였던 중국이 당장 미국을 공격하기에는 역부족 입니다. 때를 기다릴 것입니다. 중국의 중산층이 더 두터워져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물건을 더 사 줄수록, 그리고 중국으로 더 많은 돈이 들어 와 일 할수록(= 투자될수록) 중국이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떨어집니다. 즉 중국의 산업구조도 구경제에서 그 동안 집중 투자했던 첨단산업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것을 막기 위해 미국정부가 화웨이를 규제). 산업구조가 변할수록 중국에게 미국 국채는 덜 필요해 집니다. 그런데 그 움직임이 이제 시작되었으므로 속도는 시장의 기대보다 빠를 것입니다.

중국이 성장해서 미국의 달러패권을 흔들면 1) 증시의 잦은 혼란 (변동성): 중국이 자신의 성장을 미국이 시인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준다면 혼란은 없겠지만 패권의 이동이 그렇게 순탄치는 않습니다. 통화전쟁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잦은 변동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이를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금 수요 증가 : 중국이 달러패권에 도전한다면 외환보유고에 미국 국채대신 (위안화 신뢰도를 얻기 위해) 금을 채울 수 있습니다. 특히 위안화가 충분한 신뢰도를 얻을 때까지 기축통화의 불안은 금 수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민간경제와 가상화폐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가 본격 구축이 가능합니다.

3.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증시를 흔들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요.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 중국 ZTE에 대한 규제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했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화웨이의 경우 별 명분이 없습니다. 즉 이것이 무역전쟁이 아니라 패권전쟁이라는 증거입니다. 중국의 5G주도권을 선도하는 화웨이를 제재해서 차세대 패권을 좌우할 5G시장에서 미국이 이길 수 있는 시간을 벌자는 생각인데요. 미국이 이렇게 무리한 규제를 했을 때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중국에 진출한 미국기업들 (애플, 자동차 big 등)이 얼마나 고통을 받을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먼저 항복할 것이라는 계산입니다. 이것이 오산임을 깨닫고 재협상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출혈경쟁을 벌일 때 주변에서 관전하는 한국, 일본 IT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5G 스마트폰 출시에 있어 화웨이와 경쟁하고 있는데 그 경쟁강도가 낮아질 수 있는데요. 그러나 1) 미-중이 주변국들만 먹여주는 싸움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서로의 힘을 느껴보고, 협상하고, 새로운 싸움에 돌입 반복), 2) IT제품 시장 규모가 줄 수 있습니다. 만일 화웨이의 value chain 끊겨 생산에 차질을 빚을 때 (적어도 일정기간) 다른 저가폰이 완전히 대체하지 못할 것입니다. 중국, 홍콩이 한국반도체 생산량의 69%를 수입합니다. 5월들어 반도체 가격 폭락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선적이 12% 감소했습니다. 3) 화웨이 제재 후 중국 local IT부품업체 주가 상승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중국부품업체를 육성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중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자할 경우 IT부품 인프라 조성이 예상보다 빠를 것이고, 이는 한국IT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4. 글로벌 음식료 업체들이 식물성 단백질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는데요. 그 배경과 시사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맥도널드, 버거킹 등 햄버거 업체들이 식물성 버거 개발을 위해 합작을 서두르고, 다농, 네슬레 등 세계적인 유가공 업체들이 식물성 단백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은 1) 나이가 들수록 신진대사가 떨어지기 때문에 지방을 소화 못하고 비만과의 전쟁이 불가피, 2) 살생에 대한 윤리적인 죄책감, 3) 친환경 issue (농작물을 재배할 때 의외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또 가축들이 배설하는 가스가 온실가스 효과)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배경은 비만으로 인한 대사질환이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는 식물성 유제품 보급률이 13%입니다.

인류가 노령화되면서 육가공 제품이나 유제품, 그리고 사료 및 성장촉진제 수요는 위축됩니다. 물론 신흥시장에서 동물성 단백질 수요가 증가하는 부분도 있어 당장 위협이 되지 않을 수 있으나 아시아 신흥국 인구도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수요 위축은 불가피합니다. 한편 식물성 단백질 개발의 걸림돌은 맛과 생산원가 입니다. 그런데 생산원가가 급속히 하락하면서 식물성 단백질 가격이 육류 제품에 근접. 남은 문제는 맛 입니다. 과연 인간이 피 맛을 잊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고기가 먹어도 대사를 활발히 도와 비만을 줄여주는 해법이 각광받을 것, 시중에 나와있는 다이어트 약품은 부작용이 심한데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 장내 미생물 조절입니다. 특히 이는 면역의 조절과도 직결되어 있어 향후 큰 시장이 열릴 것입니다. 한국에도 장내 미생물을 다루는 기업이 등장했지만 장내 미생물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미흡합니다. 차라리 글로벌 경쟁력 있는 기업을 주목하는 게 바람직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