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중동 불안 vs 무역 전쟁...WTI 0.2% 하락

입력 2019-05-22 07:37
뉴욕 유가는 중동 지역 긴장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맞서면서 소폭 하락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1달러(0.2%) 하락한 62.9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지역 정세와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 우려 등을 주시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팽팽해지면서, 중동지역 무력충돌에 따른 공급 차질 발생 우려가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백악관에서 "이란이 뭔가를 저지른다면, 엄청난 힘(great force)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란이 준비된 상태에서 먼저 전화를 해 온다면 협상할 수는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란은 현재 상황에서 추가 대화 계획은 없다면서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증산과 관련한 언급은 꾸준히 제기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을 완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주말 열린 산유국 장관 회동에서 감산 합의를 연장할 의사를 시사했다.

하지만 이라크 석유장관은 이날 중동지역의 긴장이 글로벌 원유 시장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새로운 협정"의 길을 찾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협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도 글로벌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에 기존 네트워크의 보수·점검이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한 목적으로 90일간 미국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임시면허를 발급하면서 불안이 다소 완화했지만,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일 대장정 기념탑을 참배하고 헌화하면서 "우리는 홍군(중국 공산군)이 여정을 처음 시작했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대장정의 출발점에 와 있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고 있고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 점이 알려졌다.

해당 발언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제품 전부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양국의 성장률이 각각 0.6%와 0.8% 떨어질 것이란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재료가 혼재되면서 유가가 횡보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이란 긴장과 무역 전쟁이라는 두 가지의 강력한 상반되는 동력이 맞서고 있다"면서 "무역 전쟁은 아시아 경제와 원유 수요 전망에 타격을 주고 있으며, 이란 상황도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