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대(對)이란 대응을 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발언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전날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던 기존 기조에서 한발 나아가 이란을 향해 '공식적 종말'을 '경고'한 데 이어 20일(현지시간)에는 이란과의 협상 의사와 관련해 한 발 빼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날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이 강공 기조 선회의 계기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미·이란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발언이 냉탕온탕 양상을 보이면서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올린 글에서 "가짜 뉴스가 알지도 못하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준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는 전형적으로 잘못된 보도를 했다"며 "이는 잘못된 보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그들이 준비될 때 우리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며 "그 사이 그들의 경제는 계속 붕괴할 것이다. 이란 국민들을 위해서는 참 통탄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손을 내민 적이 없다면서 이란이 협상을 원한다면 이를 위한 첫 번째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12만 병력 파견 구상' 등을 골자로 한 대이란 군사옵션 카드가 행정부 내에서 표면화, 전쟁 위기론이 불거지자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불 끄기'에 나서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벌어진 로켓포 공격 직후인 19일에는 트윗을 통해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면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초강경 발언을 했다.
이런 가운데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4달러(0.5%) 상승한 63.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지역 긴장에도 무역 전쟁 불안 등이 맞서면서 유가 상승세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창립자는 "원유 상승 베팅이 너무 오래갔다"면서 "글로벌 경제 침체 및 둔화 우려가 이란 관련 지정학적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지역 긴장이 극적으로 고조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중립 수준에 놓여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