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의 제재 이후 구글 등 주요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를 제한하기 시작한 여파로 하락했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4.10포인트(0.33%) 하락한 25,679.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30포인트(0.67%)내린 2,840.2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3.91포인트(1.46%) 떨어진 7,702.3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화웨이 제재 등 무역협상 관련 상황과 중동지역 긴장을 주시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이전이 필요한 부문에서 화웨이와의 비즈니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인텔과 퀄컴, 브로드컴 등도 자사 임직원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는 보도도 더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기술기업의 미국 내 사업을 제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한 이후 취해진 조치들이다.
행정명령 발표 이후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기업 리스트에 올렸다. 화웨이와 해당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 구매 등을 할 때 미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국 기업들의 화웨이 거래제한 소식이 이어지자, 중국에서는 아이폰 등 미국 제품 불매 움직임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자신이 9년 동안 사용했던 아이폰 대신 화웨이 휴대폰을 구매한 사실을 공개했다. 후시진 편집인은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매체 인사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기업 경영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퀄컴 주가는 6% 급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4%, 램 리서치가5.4% 떨어지는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애플 주가도 중국 불매 움직임에 대한 우려에다 HSBC가 무역전쟁 심화를 이유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것도 겹치면서 3.1% 미끄러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단기간 내 완화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여전하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양국 대화가 교착 상황이라고 지난주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도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중국 전문가들이 미국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변하기 전에는 대화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지역의 긴장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저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면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이란 관련 자극적 발언을 자제했던 트럼프의 이런 경고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인근에 로켓 포탄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한 직후 나온 것이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75% 급락했고, 커뮤니케이션도 1.17%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4월 전미활동지수가 마이너스(-) 0.45로, 3월의 0.05에서 하락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3.6%의 실업률에도 고용시장이 완전 고용을 뛰어넘을 것 같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한 고용시장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없이 고용이 강한 모습을 나타내는 경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 긴장의 악영향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 센추리 인베스트먼트의 트레보 구리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무역협상이 쉽고 빠르게 해결될 것이란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면서 지식재산권과 같은 문제 협상은 매우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19% 상승한 16.31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