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전쟁 원하면 종말"...중동 긴장에 '유가는'

입력 2019-05-20 07:40
수정 2019-05-20 07:55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종말'을 언급하며 고강도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12만 병력 중동파견' 등 군사옵션 카드가 거론돼온 가운데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던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만에 다시 발언 수위를 높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는 이란을 향해 "그들이 무슨 짓이든 한다면 그것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엄청나게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지난 16일 취재진으로부터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이날 트윗에 대해 "며칠 전까지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톤다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싸움을 추구한다면 파괴하겠다고 이란을 협박했다"고 풀이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지난 2017년 8월 북한을 향해 '미국을 더 협박하면 이 세계가 일찍이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해 썼던 것과 유사한 레토릭(수사)을 구사했다고 보도했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현지시간 19일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라며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가 끝났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지난 17일 자국의 단거리 미사일이 중동 페르시아만에 있는 군함을 쉽게 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페르시아만에 배치한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됐다.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주(駐)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은 지난 15일 홈페이지에 '안전 경계경보'를 올리고 "필수적이지 않은 업무를 맡은 미국 공무원은 이라크를 떠나라고 본국 국무부가 명령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현실화 등 최악의 경우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6일 배럴당 62.87달러까지 올랐다가 17일에는 0.2%(0.11달러) 하락한 6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