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카카오는 배고프다…카톡 광고의 정체는 [한입경제]

입력 2019-05-14 16:46
수정 2019-05-14 16:42
아침에 일어나 메시지를 주고 받고, 공인인증서 없이 송금하고, 필요한 물건은 바로바로 주문까지.이렇게 편리한 기능들을 수수료 1원 받지 않고 무료로 만들어 준 혁신 기업 카카오. 일상 생활에 도움이 될 기능들을 찾아주던 착한 기업 카카오가 변신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화목록 사이 삽입된 광고 배너, 이른바 '비즈보드' 때문인데요. 그동안 성역처럼 지켜온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 영역에 귀찮고 번거로운 광고 삽입이 결정된 겁니다. 온라인 상에선 카카오의 광고 도입을 두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을 대신할 새 메신저를 찾는다는 반응부터 이 정도 불편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사람들까지. 이용자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카카오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 한편으론 이해도 갑니다. 메신저 사업은 적수가 없는 국내 부동의 1등, 이용자수 4,300만 명의 국민 앱이지만 정작 돈은 다른 사업에서 벌어왔으니까요.

실제로 카카오의 재무제표를 뜯어보면 매출의 절반은 멜론, 게임, 웹툰 같은 파트너 앱에서 나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플랫폼 회사가 광고 수익을 내세운 것에 비하면 무모해보이는 시도를 이어왔다고도 할 수 있죠.

주력 사업에서 돈을 못 벌다보니 영업이익률은 줄곧 10%대 이하. 매출은 2조원에 달하는데 회사는 800억원도 못 남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구조가 되어버린거죠. 경쟁사인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이 20% 중후반 임을 감안하면 업계 2등 자리조차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불었을 겁니다.

최근엔 야심차게 준비했던 모빌리티 사업이 규제에 막혀 답보 상태에 빠졌고, B2B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인공지능은 수익화를 이야기하기엔 아직은 이른 상태죠.

시장에선 카카오의 광고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광고 배너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나간 후 지금까지 카카오의 주가는 연일 상승해 14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는데요. 카카오도 이번 결정으로 광고 매출이 올해 20%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양의 탈을 벗고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고 평가하기도 하는데요. 회사 사정이 어렵다니 이해할 수도 있지만 내 대화방이 침범당하는 불쾌함은 없었으면 하는게 카카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작은 바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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