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보내면 "자녀 고민 끝"…특성화고 궁금하세요? [JOB다한 이야기]

입력 2019-05-13 17:38
수정 2019-05-13 17:53
직업계고 학부모기자단 출범 기대되는 이유


"방송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고등학생 시절 아들 녀석의 희망을 한마디로 꺾어버린 적이 있다. 방송부는 공부와는 담 쌓은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선입견 때문이었다. 아빠의 막무가내식 반대에 아들은 대학입시와 조금은 연관 있는 듯한 온건한 써클에 들어갔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 가선 방송국의 국장까지 지냈다. 대학 졸업 뒤에는 실용음악 공부를 위해 전문대에 진학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것을 지켜봤다.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아이를 양육하려는 부모의 고집이 자칫 아이의 미래에 걸림돌을 놓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사례다.

특성화고(직업계고) 진학과 관련해서도 학부모들이 선입견을 갖고 지레 마음의 문을 닫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만나면 어김없이 특성화고 얘기를 꺼낸다. 일찍부터 직업의 세계에 눈을 떠 특성화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될 수 있었다는 월간지 <하이틴잡앤조이1618>의 감동스토리들을 들려준다. "혹시 아이가 뭔가를 하고 싶다고 하면 귀담아 들어 보세요. 중학생 때부터 직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대단한 겁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특성화고에 들어가면 다양한 직업을 접하며 도전 받을 수 있어요. 학교를 졸업할 즈음에는 자격증을 주렁주렁 목에 건 자랑스런 자녀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부모님들은 특성화고에 아이를 보낸 순간부터 자녀의 장래 걱정에서 해방될 수 있다. 고교 학비가 전액 무상인데다 스펙을 쌓기 위해 드는 엄청난 노력과 비용,취업 걱정 등 대다수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훌훌 벗어 던질 수 있다. 중소기업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려 하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덤이다. "특성화고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은 여행 계획을 많이 세우셔야 할 것"이라는 '특성화고 전도사'의 조언에 대한 반응은 두가지다. 처음 들어보는 솔깃한 얘기에 관심을 보이는 부모도 간혹 있다. 하지만 그 반대가 더 많다. "그래도 일반고에 진학해서 대학은 졸업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손사레를 치기 일쑤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대학졸업 이후도 책임질 수 있을까. 갈수록 높아가는 취업의 문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5년, 10년 후 우리 아이들은 인류가 한번도 걸어보지 않은 전혀 새로운 세상을 맞게 된다. 학부모들이 걸어왔던 길은 아이들의 장래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국경제매거진이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과 공동으로 직업계고 학부모기자단을 모집중이다. 학부모를 설득하는 데는 학부모가 최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발대식을 갖고 6월부터는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직업계고 학부모기자들이 전해줄 생생한 '자녀양육 성공스토리'가 기대된다.

<글. 김병일 캠퍼스잡앤조이 · 하이틴잡앤조이1618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