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행보에 수도권 부동산 '희비'…용인 웃고, 평택 울고

입력 2019-05-02 18:00
<앵커>

사업환경 변화에 따라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공장 이전과 증축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대기업의 이같은 행보에 지역 부동산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전효성기자입니다.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부지로 점찍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10년간 120조원의 사업비를 투자한다는 소식에 올해 초 용인 지역 부동산은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 처인구 땅값은 1.85% 올라 전국 최고상승률을 기록했고 이중 원삼면은 8% 넘는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대기업 유치 소식에 투기성 자금이 몰리자 경기도는 원삼면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진정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인접한 백암면과 양지면의 땅값이 2% 넘게 오르며 이른바 '풍선효과'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하이닉스발 부동산 광풍이 불고있는 용인과는 달리, 평택지역 부동산 시장은 침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800여가구 수준이었던 평택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한달새 2,000여가구를 넘어섰고 1년 가까이 '미분양관리지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문이 누적된 적자 끝에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옮기겠다"고 선언하며 평택 부동산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하고 있습니다.

'LG 생산거점'이라는 상징성이 높은 평택에서 LG전자와 협력업체가 빠져나갈 경우, 지역 부동산시장 침체는 피해가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스마트폰 부문 인력 700여명은 이미 창원으로 재배치됐고, 앞으로도 베트남 공장이전과 희망퇴직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장재현 / 리얼투데이 본부장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데도) 평택이 버티고 있었던 건 LG나 삼성, 미군부대 이전 같은 호재들 때문에 어느정도 거래가 됐는데 이 중에서 한 축이 없어진다고 하면 주택시장에 영향은 있을 것 같아요. 거기에 대한 대안적인 부분이 나오지 않으면 당분간은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후보지로 평택을 예고하면서 침체된 평택 부동산시장이 이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