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폭발적인 속도로 몸집을 키우며 스타벅스에 도전하고 있는 루이싱 커피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루이싱 커피는 2017년 사업 시작 후 중국 안팎에서 대형 투자를 유치해 추정 기업가치가 이미 29억 달러(약 3조3천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개선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이들도 적지 않다.
23일 중국 경제 매체 신랑(新浪)재경 등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하면서 재무 현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2017년 7월 사업 시작 이후 18개월간 이 회사는 총 22억 위안(약 3천78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창업 후 매달 평균 15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이다.
작년 한 해에만 루이싱 커피는 16억1천900만 위안(약 2천75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루이싱 커피는 작년 9천만잔의 커피를 팔았는데 커피 한 잔을 팔 때마다 평균 18위안(약 3천70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루이싱 커피의 대규모 적자는 파격적인 속도의 매장 확장과 손님 유치를 위한 공짜, 할인 쿠폰 제공 등 마케팅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월 말을 기준으로 중국 내 루이싱 커피 매장의 수는 2천370개다. 회사 측은 올해에만 2천500개 매장을 새로 열어 연말에는 총매장 수가 4천500개를 돌파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에서 매장 수를 기준으로 루이싱 커피가 커피 업계의 황제 격인 스타벅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루이싱 커피가 매장 수를 기준으로 스타벅스를 제친다고 해도 수익성이 개선되는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중국에서 커피를 비롯한 음료업계의 경쟁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공짜나 할인 쿠폰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가격 정상화' 후에도 계속 루이싱 커피를 마실지가 관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루이싱 커피가 사업의 본질인 커피 맛에서 본질적인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며 "사실상의 보조금으로 고객 규모를 키워가는 단계인 셈인데 이런 지원이 없어졌을 때 루이싱 커피의 진짜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장 수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고객 수 증가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루이싱 커피가 부닥친 성장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1분기 루이싱 커피 구매 고객 수는 4천342만명으로 작년 4분기 6천545만명보다 30%가량 줄었다.
결국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루이싱 커피가 택한 거대한 몸집 불리기 전략은 현금성 자산을 급속도로 마르게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재무 자료를 보면, 루이싱 커피가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11억5천900만위안으로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오는 9월 말께면 자금이 바닥나게 된다.
신랑재경은 "루이싱 커피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재무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루이싱 커피가 받는 재무상의 부담은 서둘러 상장을 해 시장에서 돈을 구하게 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