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다음 달 3일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을 완전히 봉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외를 인정받고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던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는데요.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가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김태학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이번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봉쇄로 가장 큰 영향을 받게되는 것은 석유화학사들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전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의 98%인 5,700만 배럴을 차지하고 있는 초경질원유 콘덴세이트인데요.
초경질원유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내장재, 옷, 신발 등의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산업의 핵심소재 나프타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필수 유종입니다.
이란산 초경질유는 다른 국가의 원유와 비교했을때, 배럴당 2~6달러까지 싸서 한화토탈과 현대케미칼, SK에너지 등 국내 화학사들이 선호해 왔습니다.
결국 이들 업체는 가성비가 높았던 이란산 초경질유를 비싼 다른 원유로 대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간 수입 다변화 등을 통해 이란산 의존도를 꾸준히 줄였지만 단기적으로 원가 상승에 의한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게다가 석유화학회사 설비가 이란산 원유에 특화돼 있어, 구성 성분이 다른 원유로 바꾸면 생산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유사들도 사태의 추이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석유화학사들만큼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서 세계 원유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우리시간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2.7%, 브렌트유는 3.04% 상승하며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이란 군부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 중 3분의 1이 거쳐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미국에 경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