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그만하라"…'더이스트라이드' 이승현, 법정서 결국 '오열'

입력 2019-04-19 20:31


소속사 프로듀서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의 멤버가 재판에서 당시 상황을 떠올리다 눈물을 터뜨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용찬 판사는 19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예기획사 소속 문모 PD와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문 PD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더이스트라이트 멤버 이석철·이승현 군 등을 수십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김창환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회장은 문 PD의 폭행을 알았음에도 방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미성년자인 이승현 군에게 전자담배를 강요한 혐의도 있다.

문 PD가 이미 폭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 이날 재판은 김 회장이 과연 문 PD의 폭행을 알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승현 군은 2017년 6월 13일을 돌이키며 "문 PD가 내가 축구를 한 것으로 오해해 스튜디오 문을 잠근 후 몽둥이 등으로 폭행했다"며 "잠시 도망쳤다가 다시 문 PD에게 끌려올 때 김 회장을 만났으나 '살살해라'고만 말하고 말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김 회장이 평소 문 PD에게 "머리에 구멍을 내서라도 (실력을) 만들어놔라'고 했다"며 "'(멤버들이) 다치거나 죽으면 장례식장비를 다 낼 테니 제대로 만들어놔라'라고도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 군은 문 PD가 자신에게 행한 폭행과 욕설 등을 떠올리면서 격하게 흥분하고, 눈물을 쏟았다.

이 군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이런 사건이 없었으면 좋겠고 당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며 "김 회장님은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한다"는 말로 증언을 마무리했다.

이어서 증언한 이석철 군도 멤버들에 대한 상습적인 폭행과 욕설이 있었고, 김 회장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 측은 프로듀서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표를 수리했지만, 김 회장이 폭행을 방조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석철 군은 지난해 10월 문 PD의 폭행과 김 회장의 폭행 방조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에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김 회장과 이정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대표, 더이스트라이트 다른 멤버 이은성·정사강 군은 같은 해 12월 이석철 군 등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맞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