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보험사들이 노인 고객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걸음마 수준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이른바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특화 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상품 구성이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치매에 걸리면 진단비는 물론 간병비까지 보장해주는 치매보험.
매달 10만원 정도만 내면 수천만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치매보험 판매량은 700만 건을 훌쩍 넘었고 최근 3개월간 80만 건이 팔릴 정도로 열기가 뜨겁습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보험시장에 등장한 일종의 히트상품인데, 노인 특화 보험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준 셈입니다.
문제는 이런 수요를 보험업계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험업계가 선보인 노인 특화 상품은 암보험이 주를 이루고 있고 간병보험도 활성화 됐다고 하기에는 거리가 먼 실정입니다.
이마저도 한 회사의 상품이 인기를 끌면 너도 나도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이른바 '미투 전략'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성호 보험연구원 실장
"다양한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심도 있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상품 개발의 어려움은 정부 당국에서 통계적 공유를 통해 지원을 하고.."
선제적으로 나서기 보다는 뒷북 처방만 급급한 금융당국도 비판의 목소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치매보험 약관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보험사에 잇따라 경고를 보냈습니다.
상품 출시 전에는 별 문제를 삼지 않다가 너무 잘 팔려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가 뒤늦게 조치에 나선 겁니다.
그렇다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나 규제 완화 등이 제대로 이뤄진 것도 아닙니다.
노인 특화 보험의 저변이 잘 구축된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영선 경희대학교 교수
"민간보험의 상품이 다양화되서 노인들의 삶이 자기 선택권을 통해 존중받는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민간보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고령친화형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어우러질 수 있는 공·사간 협력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