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횡령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클럽 '버닝썬' 대주주인 전원산업 등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1일 서울 강남구 전원산업과 유리홀딩스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회계장부 등 횡령 의혹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전원산업은 클럽 '버닝썬'을 운영해온 법인 '버닝썬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이자 실소유주이며, 유리홀딩스는 승리와 유인석 대표가 공동으로 설립한 투자회사다.
버닝썬과 관련한 자금 흐름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을 포착한 경찰은 전원산업과 유리홀딩스 측에 횡령액으로 의심되는 돈이 흘러간 정황을 확인해 최모 전원산업 대표와 승리, 유인석 대표를 횡령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전원산업과 유리홀딩스로 흘러간 횡령액 의심 자금이 각각 수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 투자자로 알려진 대만인 '린사모'의 자금관리책으로 추정되는 안모 씨 지인 명의의 차명 통장을 이용해 수억원이 안씨에게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안씨가 린씨에게 자금을 전달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자료를 분석 후 다음 주부터 관련자를 소환해 횡령 혐의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횡령액은 수사에 따라 늘어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린사모 투자 배경에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가 있고, 린씨가 버닝썬을 통해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린씨의 대만 주소를 확인해 국제우편과 이메일로 출석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린씨가 아직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라며 "향후 린씨의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한 국제 공조수사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승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찰 제복차림 사진을 올린 일과 관련, 대여업체 등 관련자 조사 결과 현직 경찰과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승리의 전 매니저가 2014년 10월31일부터 11월3일까지 업체에서 제복을 대여한 사실을 확인했고, 계급장과 명찰을 확인한 결과 경장 계급장이었으며 명찰에 있는 이름은 현재 재직하는 경찰관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경찰관이 아닌 사람이 경찰 제복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경찰 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 2015년 시행된 터라 법 시행 전 이뤄진 승리의 행위는 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앞서 가수 정준영(30)을 성관계 동영상 촬영·유포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경찰은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29) 등 5명의 불법촬영 관련 혐의 수사도 이번주 내로 마무리하고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최종훈은 음란물 5건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와 더불어 직접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해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도 받는다.
경찰은 정준영 등과 단체 대화방에 참여했던 승리의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촬영물을 본인이 직접 찍었는지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해당 단체 대화방에 참여했던 일반인 1명을 강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화방에서 공유된 불법 촬영물과 대화 내용을 토대로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서는 "수사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 내용 확인을 거부하면서도 '의미있는 진술'이 확보됐고 수사가 착실히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이문호 버닝썬 공동대표와 버닝썬 MD(영업사원) 출신 중국인 '애나'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마무리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버닝썬 등과 관련한 마약류 투약·유통 등과 관련해 현재까지 59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11명을 구속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