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에 대해 허가 당시와 다른 세포가 있다며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와 판매 중지를 요청했습니다.
국산 신약 29호인 인보사케이의 판매 중단의 파장과 의미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재준 선임기자 자리했습니다.
<앵커> 코오롱생명과학의 세포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에 대해 의약품 허가 당시와 다른 세포가 성분에서 나왔다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쉽게 말씀드리면 의약품에 이물질이 혼입, 검출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보사케이는 골관절염 치료제로 2가지 주사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1액은 동종유래 연골세포로 구성돼 있고, 제 2액은 유전자 삽입 동종유래연골세포(TGF-β1)로 구성돼 있습니다.
2액은 1액의 연골세포 성장을 보조하기 위해 같이 투여되며 약 2주후에는 사멸되는 의약품입니다.
지금 문제가 된 것은 바로 두번째 의약품인 2액인데, 이에 대한 추출을 신장세포(GP2-293)에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 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TGF-β1)이외 신장세포가 발견된 것입니다.
분리 정제 과정이 미비해 신장세포의 일부가 혼입돼 당초 만들려던 연골세포를 신장세포로 대체하게 됐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입니다.
즉, 분리, 정제된 연골세포를 사용하지 않고 신장세포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의미입니다.
사실상 A 원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거나 분리, 정제되지 않아 B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의약품 허가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이 문제를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이 알고 있었느냐입니다.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티슈진에서 개발한 세포주를 사들였는데, 세포주는 통상적으로 생산 저장하는 탱크(마스터 셀 뱅크, master cell bank)에서 확립한 후 제조, 판매를 진행하는 탱크(워킹 셀 뱅크, working cell bank)로 이동하게 됩니다.
쉽게 도식으로 풀어본다면, 미국에서 코오롱티슈진이 임상3상 시험을 위해 사용하는 WCB가 있고,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한 WCB가 따로 있습니다.
식약처는 미국 임상시험 제품(바이오릴라이언스)과 국내 시판중 제품(WUXI)의 제조 장소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마스터 셀 뱅크(MCB)에서 이미 생산된 원료품이 WCB로 이동하는 것인데, 이를 미국 임상과 국내 판매에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세포주를 확립하는 '마스터 셀 뱅크'가 같기에 식약처는 이에 대해 조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측은 '인보사케이'의 형질변환세포(TC)인 293세포가 임상시료부터 상업제품까지 일관되게 사용돼 와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동물시험 등 전임상 시험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신장세포가 포함된 것을 코오롱생명과학이 인지했느냐에 따라 사태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사전에 신장세포가 있는 것을 알고도 데이터를 숨겼다면 인보사케이의 허가도 취소될 수 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식약처는 "회사측(코오롱생명과학)이 고의적으로 속인 것인지, 과학적 증명 방법을 통했는지, 허가를 받기 위해 또는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이 사실을 발견해 코오롱티슈진에 통보했고, 우리 식약당국은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건 어떤 내용인가요?
이번 사태의 문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3상 허가과정에서 이 사실이 드러났다는데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의약품 성분에 대해 상당히 까다로울 정도로 검증을 하는 기관입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FDA가 바이오의약품 신약 품목허가(BLA)를 신청할 경우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유전자 검사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티슈진으로부터 형질전환세포(TC)가 293유래 세포로 최종 확인됐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구성 성분과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협의를 개시했으며, 인보사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11월 인보사에 대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식약처는 회사가 세포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바에 대해서는 조사중에 있으며, 4월 15일경 결과가 통보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진실 공방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인보사는 허가가 될 때부터 여러가지 이슈들이 나왔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 수출 성과도 이뤘는데 이 부분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나요?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술 수출에서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해 6월 다국적 제약사인 먼디파마와 '인보사케이'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진출을 위한 독점판매 수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같은 해 11월 코오롱생명과학은 먼디파마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 대해 6,700억원 규모의 일본시장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인보사의 경우 국내에서는 먼디파마가 30병상 이상인 종합병원급 이상인 의료기관에서, 코오롱제약이 30병상 미만 중소형 병원과 의원급에서 영업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는 식약처의 조사에 따라 약사법 위반시 6개월간 제조, 판매 중지 등의 행정처분을 비롯해 최악의 경우 인보사 허가 취소 가능성도 있습니다.
향후 인보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 임상시험은 물론 허가 역시 지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식약처의 조사 결과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만, 증시에서는 이번 사태가 코오롱생명과학에 국한되는 개별 이슈이기에 제약·바이오 관련주 전반으로는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양재준 기자와 함께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판매 중단에 대해 짚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