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과기장관 후보자 '낙마'...과기정통부"5G 추진 동력 저하 우려"

입력 2019-03-31 13:51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늘(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격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논의 끝에 후보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이 철회된 데 대해 과학기술계는 "청문회 이후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입니다.

앞서 지난 2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에 대해 자녀의 유학자금 지원, 인턴 채용 비리, 군 복무 특혜 등에 대해 질의가 쏟아졌고 배우자 동반 출장과 관련된 연구비 부정 사용,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조 후보자는 이런 의혹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부 출연연구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종합편성채널 의무 편성 등 정책에 대한 질의에도 '구체적인 사항은 잘 모른다', '다시 보고드리겠다' 등의 답변을 내놓는 데 그쳤습니다.

30일에는 조 후보자가 '부실학회'로 꼽히는 '오믹스'(OMICS International) 관련 학회에 참석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조 후보자는 당시 "바이오마커 관련 지도학생의 발표와 관련 연구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참석했고, 유전체학·분자생물학 전문가가 기조강연을 하는 등 참석자와 발표내용이 충실해 당시 통상적인 학회로 인식했다"고 해명자료를 냈지만 사실상 부실학회 참석을 인정하는 데 그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이에 대해 한 과학기술특성화대 교수는 "개인적으로 젊은 교수나 학술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분들이 이런 곳에 한 번쯤 간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전문성이 있는 분이 이런 해명을 내놓은 건 이해되지 않는다"며 "과기장관 후보자로서 도덕적인 책임은 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부실학회는 논문 발표·출판 등 형식만 학회일 뿐 실체는 영리 목적의 단체로,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여기 참여하고 이를 연구활동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금 낭비에 악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작년 문제가 됐습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5년간 국가 R&D 사업비를 받아 부실학회에 참가한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과학기술연구원 연구자 398명에 대해 학회 참석 비용 14억5천만 원을 회수한 바 있습니다.

한편, 조 후보자와 함께 이번 청문회를 준비한 과기정통부는 낙마 소식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과기정통부 고위관계자는 "조 후보자는 준비과정에서 5G를 통한 신기술·신산업·신성장동력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미세먼지 문제를 전시상황으로 인식해 신속히 과학기술 기반의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또 "청문회에서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면들이 여럿 드러났지만 준비과정에서 연구자로서 전문성은 물론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모습도 확인했다"며 "이런 면이 제대로 부각되도록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