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는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서울만 놓고 보면 강남과 강북의 일자리 질 양극화가 심화됐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의 일자리 질과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과 대전이 일자리 질 지수 상위지역에 꼽혔다. 이에 반해 전남·경북·전북은 하위지역으로 분류됐습니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지역일자리지원팀장은 통계청의 2010년과 2015년 인구통계등록부와 인구주택총조사를 활용해 지역별로 좋은 일자리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역 일자리 질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이 지수는 지자체별 전체 취업자 중 고소득자(소득 4분위), 고학력자(전문대졸 이상), 고숙련자(전문가·관리자) 비중을 분석한 것입니다.
보고서를 보년 고소득 계층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39.85)이며, 서울(28.8%), 충남(27.4%), 경기(26.1%)가 뒤를 이었고 제주(14.4%), 세종(18.1%), 전북(18.2%)은 고소득 계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고학력 계층의 비중은 서울(55.1%), 대전(53.7%), 세종(53.3%) 순이었으며, 전남(25.9%), 전북(32.5%), 경북(33.0%)은 고학력 비중이 적었습니다. 고숙련 계층 비중도 서울(30.5%), 대전(27.8%)이 높았습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252개 시군구별로 일자리 지수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의 군 지역으로 계층화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상위지역은 39개로 분류됐는데, 이중 32개(82%)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고 특히 서울은 19개 구가 포함됐습니다.
중상위지역(93개)은 경기도의 주요도시, 비수도권의 산업도시 및 거점도시, 광역대도시의 구 지역들이었고 중하위지역(66개)은 비수도권 도지역의 시나 중규모 군, 광역시의 구 일부였습니다.
하위지역(54개)은 대부분 비수도권 도지역들이 차지했습니다.
7개 광역대도시 내의 일자리 질 격차는 2010년에 비해 2015년에 불평등 정도는 완화됐습니다. 같은 도시 내에서 일자리 질의 불평등 정도가 가장 높은 도시는 대전이었고, 울산은 도시 내부에서 불평등 정도가 낮았습니다.
좋은 일자리가 집중된 서울만 놓고 보면 일자리 질의 모든 측면에서 강남과 강북의 양극화가 뚜렷했습니다. 서울시 423개 동 지역은 소득-학력-직업-일자리 질 모든 변수에서 강북과 강남지역으로 양분화됐습니다.
지수·지표 상위계층이 밀집한 지역은 강남의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동작구, 용산구, 영등포구 여의도동이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지수·지표 하위계층이 밀집지역은 강북의 도봉구, 강북구, 노원구, 성북구, 동대문구, 중랑구, 은평구 북부, 강서구 서부, 구로구와 금천구의 외곽 경계지역들이었습니다.
이상호 팀장은 “일자리 질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계층 분포는 수도권 도시지역 및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상위 계층들이 집중되어 있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양질의 도시인프라가 자녀에게 대물림되면서 세대 간 계층이동성을 약화시키면 노동시장의 공간적 분단으로 인해 사회통합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면서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하는 새로운 도시 위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