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웬 이 어수선한 때 '리디노미네이션' 논쟁 화폐개혁 추진하나?

입력 2019-03-28 11:03
한동안 잠잠했던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화폐거래단위 축소)' 논의를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열 총재가 다시 언급했는데요. 우리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고 구조조정 등 시급한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굳이 이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반대 시각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일부 부자 계층을 중심으로 ‘화폐개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 논쟁을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토대로 추진과 성공 가능성을 동시에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도움 말씀을 주기 위해 한국경제신문, 한 상 춘 논설위원이 이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

Q. 한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한동안 잠잠했던 리디노미네이션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데요. 먼저 리디노미네이션이 무엇인지부터 말씀해주시지요.

-본래는 디노미네이션으로 많이 알려져

-화폐가치 변동없이 ‘거래단위 축소’ 의미

-4자리대 원화 환율, 두 자리대로 변경

-2005년 후 리디노미네이션 ‘대부분 해당’

-한국, 1953년과 1962년 두 차례 걸쳐 단행

-2000년 이후 한은 감사 때마다 ‘단골 메뉴’

Q. 이주열 한은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할 때가 됐다”면 그만큼 이점이 많다는 것 아닙니까?

-리디노미네이션, 장·단점 구분해야

Q. 우리나라에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가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것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위상 간의 불균형

-하드웨어 면, 세계 10위권에 속하는 선진권

-소프트웨어 면, 부정부패 등으로 신흥권

-FTSE ‘하드웨어’ MSCI ‘소프트웨어’ 중시

-FTSE ‘선진국’ MSCI ‘선진국 예비명단’ 탈락

-부정부패 방지 등을 통해 대외위상 제고 필요

Q. 우리와 같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FTSE와 MSCI 지수 간 불균형이 심할 경우 어떤 부작용이 있습니까?

-최근처럼 대전환기에 쏠림현상 ‘과다 노출’

-‘샌드위치 쏠림현상'으로 금융위기 후 반복

-금융변수 변동성과 경기순응성 ‘갈수록 심화’

Q.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외형상 선진국 지위에 맞게 부패를 척결하고 화폐거래 단위를 변경해 쏠림현상을 줄이자는 의도로 좋게 해석할 수 있지 않습니까?

-2013년 미국 2014년 일본 신권 발행

-2015년 중국 2016년 인도네시아 신권 발행

-화폐거래단위 축소하는 리디노미네이션 추진

-터키·모잠비크·짐바브웨·북한·인도 단행

-베네수엘라, 페트로 발행과 연계해 단행

-트럼프 대통령, 화폐개혁 언급 금본위제 고개

Q.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신권 발행을 통해 의도했던 목적은 달성했습니까?

-선진국 신권발행 의도와 효과 ‘대부분 달성’

-리디노미네이션 병행한 신흥국 부작용 발생

-물가 앙등하고 부동산 투기 ‘거세게 확산’

-2009년 단행했던 북한도 실패, 관련자 숙청

-베네수엘라 실패, 최악 상황 경제파탄에 몰려

-인도 모디 정부 성공, 경제 회복의 단초 역할

Q. 왜 리미노미네이션을 병행한 국가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 것입니까?

-법화 시대에 신권 발행 자체만으로 관심

-리디노미네이션 단행하면 국민 ‘예의주시’

-경제비중 높은 부자와 대기업의 저항 커

-경제안정과 국민 공감대 형성이 전제조건

-상황 논리에 밀려 논의되고 추진되면 ‘실패’

Q. 우리는 잊을 만하면 거론되는 ‘리디노미네이션’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마지막으로 말씀해주시지요.

-1962년 화폐개혁 이후 액면단위 그대로 유지

-경제 발전, 회계와 금융시장에선 ‘경’ 단위

-부정부패 여전히 심하고 기득권 갑질 ‘속출’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 충분히 일리 있어

-상황논리에 밀려 추진시, 실패하고 엄청난 후폭풍

-정세 어수선하고 금융불안 심하면 ‘부적절’

-경기부양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아냐

지금까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